울산과기원, 선박에 해양생물 부착 막는 신소재 개발

입력 2019-01-18 16:47
수정 2019-01-20 12:13
울산과기원, 선박에 해양생물 부착 막는 신소재 개발

정훈의 교수팀 연구…임플란트·가습기 등 의료·생활가전 적용도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기계 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정훈의 교수팀이 박테리아를 비롯한 미생물이 표면에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방오'(防汚, 표면에 오염물이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것) 소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울산과기원에 따르면 방오 소재는 주로 선박이나 해양 시설에서 물이 닿는 부분에 발라 해양생물의 부착을 막는 데 쓰인다.

최근에는 인공 관절이나 치아 임플란트 같은 의료기구에서 노폐물의 흡착을 막거나, 가습기 등 생활 기기 내부에 생기는 바이오필름(Biofilm·미생물막)을 방지할 기술로도 연구되고 있다.

기존 방오 기술은 화학물질을 표면에 바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박테리아가 화학물질에 내성을 갖거나, 표면이 긁혀 손상되면 방오 기능이 떨어졌다.

화학물질 자체의 독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연구진은 표면에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의 미세 돌기를 촘촘히 세우는 기계적 방오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나노 바늘이 촘촘한 미세 표면에 해조류처럼 피막을 입히는 아이디어를 냈다.

미세 표면은 딱딱한 하이드로겔(PEGDMA)로 만들어 물속에서도 구조를 유지하도록 했고, 그 위에 MPC라는 분자를 얇게 씌워 표면에 수막을 형성하도록 했다.

정 교수는 "해조류의 표면을 보면 미세한 돌기들이 있는데, 이 구조를 본 따 박테리아가 접근하면 질려 죽는 미세 표면을 만들었다"며 "그 위에 물로 형성된 얇은 막은 박테리아의 접근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해조류를 비롯한 해양생물의 미세 표면을 추가로 연구해 방오 기능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세 표면 기술은 선박이나 해상 장비는 물론 가습기 같은 생활 가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화학회(ACS)에서 발행하는 ACS 매크로 레터스(ACS Macro Letters) 1월호 표지 논문으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자연모사혁신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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