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서 '일본의 조선학교 교육무상화 제외' 비판받아"

입력 2019-01-18 10:54
"유엔서 '일본의 조선학교 교육무상화 제외' 비판받아"

유엔아동권리위 심의서 해결 주문…日정부 "국적 이유 차별 아냐"

아동체벌·초등생 집단체조·'여고생 비지니스'도 지적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이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계 민족학교인 조선학교를 교육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며 차별하고 있는 사실이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비판받았다고 일본 NHK가 18일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전날(스위스 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심의에서 한 위원은 조선학교가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제도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10년 학생 1명당 연간 12만~24만엔(약 12만5천~25만원)의 취학지원금을 학교에 지원하는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제도를 도입했지만, 조선학교는 '친(親)북한 성향의 조선총련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취학지원금이 수업료에 쓰이지 않을 수 있다'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심의에 출석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조선학교는 법령에 정해진 심사 기준에 적합하지 않아 무상화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며 "생도의 국적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조선학교가 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무상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유엔아동권리협약 가입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아동권리 보장 상황을 심의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16~17일 이틀간 심의를 진행했다.

일본은 지난 16일 심의 첫날에서는 사회적으로 아동에 대한 체벌을 용인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위원 중 1명은 "일본에서는 체벌이 금지되지 않아 사회적으로 폭넓게 허용되고 있다. 학교에서조차 아직도 체벌이 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법률을 통해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민법은 친권자에게 자녀를 훈계하는 '징계권'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에서는 아이에게 '사랑의 매'를 드는 사고 방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인정하면서 "하지만 체벌을 법률로 명확히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심사에서는 이와 함께 일본 초등학교의 '집단 체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인간 피라미드 쌓기' 등의 집단 체조가 운동회 때 흔해 행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아이들을 부상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여고생을 고용해 접객이나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JK비즈니스'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JK비즈니스는 여자 고등학생이 함께 산보를 해주거나 말 상대가 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매춘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JK는 여자 고등학생를 뜻하는 일본어(女子 高校生)의 영어식 줄임말이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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