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경찰, 사지 뒤로 묶는 비인도적 결박 여전" 개선 권고

입력 2019-01-18 12:00
수정 2019-01-18 12:56
인권위 "경찰, 사지 뒤로 묶는 비인도적 결박 여전" 개선 권고

지난해 권고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자 우려 표명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는 한 차례 권고가 있었는데도 유치장 안에서 사지를 뒤로 묶는 등 경찰 장구 오남용 사례가 계속 발생하는 데 대해 18일 경찰 측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유치장에서의 수갑·포승 사용 요건과 방법에 관한 매뉴얼을 조속히 마련하고, 전체 유치인 보호관을 대상으로 관련 직무교육을 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5월 유치장 내 지나친 장구 사용 관행을 개선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이후 경찰청에서는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유치장에서 수갑과 포승의 사용 요건이나 방법에 관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인권위 설명이다.

유치인 보호관들도 다리를 묶는 포승법(하체승)에 대해 달리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하는 등 일선 기관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권고 직후인 지난해 6월에는 재중 교포인 A씨가 담배꽁초를 버렸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결박을 당했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당시 경찰 측에서 수갑을 뒤로 채우고, 팔목과 발목을 포승줄로 묶는 등 과도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경찰서는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았고,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하는 등 유치장 입실을 거부했다"며 "입실 후에도 이런 상황이 반복돼 보호유치실로 옮겼는데도 전혀 통제되지 않아 포승줄로 결박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호유치실이란 자해 등을 막기 위해 별도로 마련된 공간이다.

인권위 조사 결과, 허리 뒤로 수갑을 찬 A씨가 유치실 출입문을 몇 차례 발길질하자 유치인 보호관들이 A씨를 바닥에 넘어뜨리고 양 발목에 포승줄을 감은 뒤 엉덩이 방향으로 포승줄을 잡아당겨 양다리를 접은 채 약 20분가량 결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사지를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이런 식의 장구 사용은 법령에 근거하지 않는 자의적인 포승 방법으로, 이는 신체에 상당한 고통을 안겨주는 비인도적 방식"이라고 비판하며 권고를 시급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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