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횡령·성차별"…WHO, 내부 폭로에 자체 조사
지난해 익명 투서 이어져…테드로스 사무총장, 감사 지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가 고위직의 인종차별, 공금 횡령, 성차별 등을 폭로한 내부 고발이 이어지자 진상 조사에 나섰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AP통신은 투서 세통을 입수했다면서 편지에는 WHO에 아프리카 출신 직원들에 대한 체계적인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사태에 편성된 예산이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편지들은 WHO 국장급 인사들 앞으로 보내졌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에게도 보고됐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제기된 문제들을 조사하도록 감사팀에 지시했다.
지난해 4월 보내진 첫 편지는 WHO 제네바 본부에서 아프리카 출신 직원들을 겨냥한 체계적인 인종차별이 있으며 이들이 동료들로부터 무시와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통의 편지는 고위직 인사들이 공금 유용, 인종차별, 성차별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억압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작년 12월에 발송된 다른 편지에는 에볼라 대응을 이끄는 고위직 의사가 비전문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있고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사는 지난해 11월 한 회의에서 중동 지역 사무소를 비하한 게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에볼라 대응을 위해 조성한 기금이 합법적으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에티오피아 국적의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2017년 5월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처음으로 아프리카 출신의 WHO 수장에 당선됐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내부 폭로와 관련해 감사팀에 전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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