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달 푸른해' 이이경 "김선아, 캐릭터 연구에 큰 도움"
"진지한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대본 찢어질 정도로 읽어"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이이경하면 '웃기다' 하는 게 있었고 지금도 그러시는 분들이 있어요. 나한테 이런 캐릭터도 잘 맞나, 자신감이 없긴 했죠. 내가 소화하기엔 부족할 것 같은데 잘 할 수 있을까…."
배우 이이경(30)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킨 작품은 청춘 시트콤 '으라차차 와이키키'(이하 '와이키키')였다. '와이키키'에서 이이경은 극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캐릭터 이준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 종영한 MBC TV 수목극 '붉은달 푸른해'에서는 정반대였다. '아동학대'라는 묵직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는 극 안에서 이이경은 가해자를 쫓는 우직한 형사 강지헌을 연기했다.
17일 오전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이경은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게 해 준 사람으로 상대역을 맡은 배우 김선아(46)를 꼽았다.
"강지헌 캐릭터를 잡으려고 할 때 김선아 선배님이랑 통화를 제일 많이 했어요. 새벽 4시에도 전화해 한두 시간 통화는 기본이었고요. 김선아 선배님이 제 캐릭터 얘기를 많이 해 주셨어요. 본인 캐릭터 소화하기도 바쁠 텐데 제게 '이런 느낌 어때', '이런 거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조언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이이경은 "대본이 너무 어려워 한두 번 읽고서 연기할 수 없었다"며 "말 그대로 대본이 찢어질 정도로 읽었다"고 털어놨다. 시청자들이 한번 듣고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은 단어는 쉬운 단어로 바꾸거나 시각자료를 동원하는 방법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노력한 만큼 욕심을 낼 법도 했지만 '붉은달 푸른해' 시청률은 5∼6%대에 머물렀다. 이이경은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변동 없이 고정 마니아 시청자가 있어서 쭉 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외려 낙천적인 반응을 보였다.
차기작은 '와이키키' 시즌2다. 시즌 1·2에 연이어 출연하는 그는 극 중 게스트하우스 CEO이자 생계형 배우 이준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웃음을 안겨다 줄 예정이다.
"주위에서 다 물어봐요. '이걸 또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라고. 코믹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고민은 있어요. 하지만 아직 그런 걸 두려워할 나이는 아닌 것 같아요. 시리즈물에서 오는 저만의 브랜드가 생길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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