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부족·실적악화에 日 대형은행, 창구 없는 지점 개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금융업계가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업무 효율화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한 대형은행이 창구가 아예 없는 지점을 도입하기로 했다.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三菱)UFJ은행은 창구를 없애는 대신 태블릿PC, 영상전화 등을 둔 지점을 전국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은 2023년까지 전국 지점 500개 중 70~100개를 이런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할 방침이다.
새로운 방식의 지점에는 창구 대신 태블릿PC가 놓인 책상이 설치되는데, 고객은 이 태블릿PC를 조작해 인터넷 뱅킹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창구에는 직원 없이 공과금을 지불하는 기기도 놓여진다. 대출 등의 상담은 영상전화를 통해 다른 장소에서 대기 중인 직원에게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지점에 보통 15명가량의 직원이 있는데, 은행측은 새로운 방식의 점포에 3분의 1 수준인 5명의 직원만 둘 계획이다.
이 은행의 경영진은 "향후 점포의 운영 방식을 바꿔 디지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구를 없애고 화상으로 고객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미 다른 은행인 리소나은행이 도입한 바 있다.
이 은행은 작년 3월부터 화상으로 고객과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을 별도의 사무실에 모아놓고 지점을 찾은 손님에게 화상으로 대출과 상속 등에 대해 상담해주는 방식이다.
일본의 은행들이 이렇게 창구를 없애면서까지 업무 효율화에 나선 배경에는 사회 전체적으로 퍼진 일손 부족 외에도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은행의 실적 악화가 있다.
수익이 줄자 주요 은행들은 무더기 인력 감축 계획을 세우며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미쓰비시UFJ는 2023년까지 직원 4만여명 가운데 6천명, 미즈호는 2026년까지 직원 7만9천명 중 1만9천명을 각각 감축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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