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구조조정 없다"던 미래에셋대우 290명 희망퇴직

입력 2019-01-17 12:18
수정 2019-01-17 14:58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던 미래에셋대우 290명 희망퇴직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래에셋대우[006800]가 직원 290명(명예퇴직 및 휴직자 포함)에 대해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미래에셋그룹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통합 출범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말은 약 2년 만에 공염불이 된 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요건을 충족한 인원을 추린 결과 일반직 150명, 업무직 140명 등 모두 290명이 이달 중 퇴직 절차를 밟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 일반직 50명은 지점에서 투자 상담을 하는 계약직인 주식 상담역이나 자산관리(WM) 전문직으로 전환된다.

회사 측은 전체 신청 인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애초 300명가량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6년 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노사 합의안에 따라 일반직은 10년 이상 근무자 중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업무직은 8년 이상 근무자 중 36세 이상을 대상으로 각각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일반직 기준으로 24개월치 급여에 재취업 교육비 명목으로 5년간의 학자금 또는 위로금 3천만원을 주는 조건이다. 지점 창구에서 일하는 업무직도 24개월치 급여와 재취업 교육비를 지원한다.

일반직은 희망퇴직 외에 주식상담역이나 자산관리(WM) 전문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각각 18·12개월치 급여에 학자금 또는 3천만원을 받는다.



미래에셋대우의 이번 희망퇴직은 최근 증시 부진 속에 희망퇴직을 벌인 KB증권 등 증권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맞물려있다.

앞서 사측이 점포 축소 등으로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추진하자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작년 11월 철야 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직원들에게 직무 전환을 통해 일할 수 있게 하거나 재취업을 위한 교육 기회를 주는 등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어쨌든 대우증권을 인수해 미래에셋대우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한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게 됐다.

박 회장은 최근 국내 사업 경영은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에게 맡기고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한다며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Global Investment Strategy Officer)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래에셋대우를 이끄는 최현만 대표이사 수석 부회장도 비슷한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최 부회장은 2017년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글로벌 자산에 대한 자문, 연금을 비롯한 종합자산 관리를 위해선 인력이 더 필요하면 필요하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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