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을 '국가주력산업'으로…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20년간 국산 신약 30개…산업계 R&D 잠재력 입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가 제약산업을 '국가주력산업'으로 선언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산업계 목소리가 나왔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협회에서 '제약산업, 대한민국의 미래다'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20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을 회원사로 둔 단체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계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30개의 국산 신약을 탄생시키는 등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제약산업이 지닌 국부 창출의 잠재력이 1천400조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폭발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제약산업이 국가주력산업이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난해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제약산업 지원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지만 실제 산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 대비 정부의 지원은 8%에 불과하다"면서 "제약바이오를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언급하는 데 비해 산업 현장의 정부 지원 체감도는 냉골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제약산업계의 R&D 투자 대비 정부의 지원 비중은 미국 37%, 일본 19%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산업계가 자구 노력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협회의 평가다. 실제 제약사 R&D 투자 규모는 2006년 3천500억원에서 2017년 1조3천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상장 제약사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 역시 5%에서 9%로 올랐다.
최근에는 바이오벤처와 국내 제약사, 다국적제약사 사이 적극적인 협업에 따른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성과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벤처 오스코텍[039200]과 유한양행[000100], 다국적제약사 얀센으로 이어지는 폐암 신약 기술수출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덕분에 지난해 국내 제약사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향후 수령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모두 포함해 4조7천500억원에 이른다.
원 회장은 "협회가 100개 제약사를 자체 조사한 결과 2030년까지 개발 예정 파이프라인이 953개에 달하는 등 산업계의 R&D 잠재력은 폭발 직전"이라며 "여기에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제약산업 역시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국부를 창출하고,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R&D 예산 중 40%를 제약 부문에 투자하는 벨기에, 연간 1천개 산학협력 프로젝트 연구비용 50%를 지원하는 스위스 등의 사례를 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제약산업의 성장이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원 회장은 "글로벌 신약 1개 개발 시 약 4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가 막대하다"면서 "범정부적 제약산업 지원으로 10년 이내 7대 제약 강국이 될 경우 17만명의 직접 일자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계의 지속적 R&D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 확산, 정부의 국가주력 산업 선언이 이어진다면 우리 제약산업은 ▲ 2025년 글로벌 매출 1조 국산 신약 탄생 ▲ 2030년 10조 매출 국내 제약사 출현 ▲ 2035년 의약품 수출 100조 달성 이상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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