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황희찬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간절하게 나섰다"
"감독님의 일대일 지도에 보답하고 싶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벤투호의 '돌파왕' 황희찬(함부르크)에게 중국과 대결은 간절함 그 자체였다.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둔탁한 볼터치와 패스미스에 골대 불운까지 겹치면서 황희찬은 팬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결국 황희찬의 멘털이 흔들리는 것을 직감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14일 팀 훈련 막판 통역을 동반해 황희찬을 상대로 '원포인트 레슨'에 나섰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에게 수비와 공격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설명하며 기를 살려주는 데 애를 썼다.
결국 황희찬은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벤투 감독의 격려를 실전에서 완벽하게 펼쳐 보였다.
'손흥민 PK 유도에 도움까지' 한국, 중국 2-0 완파 / 연합뉴스 (Yonhapnews)
황희찬은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면서 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황희찬의 모습은 키르기스스탄전 때와 크게 달랐다. 드리블 스피드에서 중국 수비진을 크게 앞섰고, 패스도 키르기스스탄전보다 나아졌다.
황희찬은 전반 20분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헤딩으로 패스한 볼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몸을 날린 중국 골키퍼의 선방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90분 내내 측면 공격에 가담하며 대표팀의 공격 전개의 한축을 제대로 소화했다.
황희찬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경기는 선수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여서 준비를 많이 했다"라며 "경기에 앞서 벤투 감독님이 선수들의 정신을 일깨워주는 말도 해주셔서 간절한 마음으로 나섰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 효과에 대해선 "감독님의 말씀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신경을 많이 썼다"라며 "감독님에게 승리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저에게 드리블을 잘하니까 스피드를 잘 살리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라며 "수비적인 부분도 칭찬해주시면서 다른 선수와 협력 수비에 대해 주문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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