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키워드는 광장·재발견·거장
근현대·동시대 조망하는 전시 3관서 개막…소외된 근대작가 기획전도
박서보·제니 홀저·아스거 요른 등 유명 작가 작업도 소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1969년 10월 20일 경복궁 옛 조선총독부박물관에서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과 작년 말 개관한 청주관까지 4개 관을 거느린 대형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6일 서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전시 방향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설립 50주년과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해를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 전시는 광장, 재발견, 거장이라는 열쇳말로 압축된다.
9∼10월 서울·과천·덕수궁관에서는 근현대·동시대 미술을 조망하는 3관 공동 기획전 '광장'이 개막한다.
전시는 채용신, 이상, 김환기, 오윤, 장민승, 염지혜 등 작품 500점을 해방(덕수궁)·자유(과천)·열망(서울)이라는 3개 소주제로 분류해 소개한다. 이를 통해 시대별로 미술 역할과 창작 활동을 살펴보고, 나아가 한국 근현대 역사를 돌아본다.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광장'은 한국 미술을 연구·수집·전시해온 국립현대미술관의 지난 궤적을 돌아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사를 보다 온전하게 채우기 위한 전시와 프로그램도 다수 마련했다.
처음 선보이는 '근대미술가의 재발견'은 일찍 세상을 떠났거나 월북했거나 미술 제도권 밖에서 활동했다는 등의 이유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한국 근대미술가를 3년마다 한 차례씩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올해는 5∼9월 덕수궁관에서 정찬영, 백윤문, 정종여, 임군홍, 정규, 이규상 등을 소개한다. 미술관은 이를 위해 작품과 자료 발굴에도 힘쓸 계획이다.
백남준만 부각됐던 한국 비디오아트의 역사를 조망하는 '한국 비디오아트 6999'도 11월 과천관에서 개막할 예정이다. 김구림 '1/24초의 의미'(1969) 이후 1990년대 말까지 30여년의 비디오아트를 다룬다.
거장 개인전도 빼놓을 수 없다.
20세기 초·중반 코브라(CoBrA),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 등 아방가르드 그룹을 이끌면서 사회 참여적 예술운동을 주도했던 덴마크 작가 아스거 요른 예술세계가 4∼9월 서울관에서 펼쳐진다. 1950∼1960년대 제작한 회화, 조각, 사진, 텍스타일 등 50여점이 아시아 최초로 전시된다.
미국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는 11월 서울관 서울박스와 과천관 과천 야외공간에서 'MMCA 커미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박서보, 곽인식, 김순기 등 손꼽히는 국내 작가들 전시도 마련됐다. 지난해 서울관에서 선보인 윤형근 개인전은 5월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베네치아비엔날레) 기간 중 포르투니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한다.
과천관 '젊은모색', 서울관 'MMCA 현대차 시리즈' 및 '올해의 작가상' 등 세대별 신진, 중견 작가 지원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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