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수익률' 국민연금, 국내채권 ↓ 해외·대체투자 ↑

입력 2019-01-17 06:00
수정 2019-01-17 08:29
10년만의 '-수익률' 국민연금, 국내채권 ↓ 해외·대체투자 ↑

"위험분산·초과수익창출 통해 안정적 수익 증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지난해 10년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민연금이 올해 투자 다변화를 통해 구겨진 체면 만회에 나선다.

올해 채권투자 비중은 줄이고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1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9년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국내채권 투자 비중을 45.3%로 축소하기로 했다. 그 대신 해외투자는 32.1%로, 대체투자는 12.7%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해외주식은 20.0%로, 해외채권은 4.0%로, 해외대체는 8.1%로 끌어올려 나갈 계획이다.

투자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초과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에서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해외 대체 포트폴리오 일부를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등의 해외사무소에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시장 상황 변화에 조기 대응해 적시에 자산을 매각하는 기회를 포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해외주식·채권의 글로벌 펀드 위주 체계에 지역펀드 투자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략적 리서치' 기능을 강화해 금융시장의 주요 이슈를 분석, 세부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주식의 패시브(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 등 지수 움직임을 추종하는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직접운용과 차별화된 위탁 패시브 운용을 도입하는 등 운용방식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해외 헤지펀드 포트폴리오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중위험·중수익 해외 사모 투자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외 부동산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핵심자산 전략을 지속해서 전개하되, 중장기 수익을 고려해서 단독펀드 설정도 확대하기로 했다.

대형 사모펀드, 중소형 사모펀드, 특정 산업이나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펀드 등 기업의 성장단계와 산업특성에 부합하는 신규 대체투자 유형을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수익률은 -0.57%로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 -16.57%, 해외주식 1.64%, 국내채권 3.47%, 해외채권 4.53%, 대체투자 7.57% 등이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활황이었던 2017년과 달리 주요국 무역분쟁, 통화 긴축, 부실 신흥국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국내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운용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이와 관련,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회의에서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선진국 금리 인상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주식시장의 약세로 국민연금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단기보다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해외투자 확대 등 투자 다변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단기적인 위험관리에도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도 신년사에서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수익률을 높이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시장 여건 변화에 맞추고 다가올 1천조원 시대를 대비하고자 현행 '8실 1센터' 기금운동본부 조직을 '10실 1센터 1단'으로 개편했다.

특히 운용지원 전문성을 높이고자 기금정보실을 신설하고, 국내와 해외로 나뉜 대체투자 조직을 부동산, 사모, 인프라 등의 투자자산별 조직으로 바꿨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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