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北인사 최초 '논스톱' 워싱턴行…베일속 동선과 일정은
워싱턴 숙박은 2000년 조명록 차수 방미 후 19년만에 처음 있는 일
뉴욕 마천루 '스카이라인 만찬' 잇는 워싱턴 만찬 컨셉트도 관심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미 고위급 회담을 위해 17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일정과 동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중국 시간으로 17일 오후 6시 25분 베이징발 워싱턴 행 유나이티드 항공 UA808 항공편을 예약한 상태다. 만약 김 위원장이 예약한 항공편으로 태평양을 건넌다면 워싱턴 근교 국제공항인 덜레스 공항에는 미국 동부 현지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6시 50분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관리가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에 직항편으로 입성하는 것은 김 부위원장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 워싱턴 방문 때는 '뉴욕의 관문'인 JFK 국제공항을 이용해 입국했다. 앞서 2000년 10월 특사 자격으로 방미한 조명록 북한군 차수(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워싱턴으로 향했다.
김 부위원장은 작년 뉴욕 JFK 공항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개적인 입국심사는 거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활주로에 도착해 게이트로 이동하는 도중에 비행기가 잠시 멈추면 내려 미 정부가 제공하는 차량 편으로 공항을 빠져나가는 시나리오다. 작년에는 6~7대의 검은색 세단과 경찰 차량이 삼엄한 경호에 나섰다.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며칠 동안, 어디서 머물지는 아직 베일 속에 가려있다. 다만 김 부위원장이 17일 일몰 이후에 덜레스 공항에 도착하는 만큼 워싱턴에서 최소한 하룻밤은 보내게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미 CNN 방송은 김 부위원장이 17일 워싱턴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낸 뒤 이튿날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 고위급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친서' 트럼프에 전달?…김영철, 17일 워싱턴행 / 연합뉴스 (Yonhapnews)
관심이 쏠린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아직 확실치 않으며,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면담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그의 지난해 6월 백악관 방문도 사전에 충분히 예견되긴 했지만, 폼페이오 장관과의 뉴욕 고위급 회담이 있었던 다음 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했다.
북한 당국자가 워싱턴에서 밤을 보내게 되는 것은 2000년 방미한 조명록 차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샌프란시스코를 통해 미국 땅을 밟은 조 차수는 하룻밤을 묵은 뒤 비행기 편으로 워싱턴으로 이동, 백악관에서 멀지 않은 메이플라워 호텔에 여장을 풀고 3박 4일간 머물렀다.
그는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도 별도로 회담했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직행과 숙박 일정에 따라 관심을 끄는 의전은 환영 만찬이 있을지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뉴욕 회담 당시에도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에게 각별한 예우를 했다.
특히 맨해튼의 고층빌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38번가의 55층짜리 코린티안 콘도미니엄에서의 만찬이 돋보였다. 뉴욕의 화려한 마천루를 잇는 스카이라인 야경을 통해 북한의 경제적 번영 모델을 보여주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문에서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의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4일 미 대학풋볼대회 우승팀 '클렘슨 타이거스' 선수들은 백악관 만찬에서 햄버거와 피자 등 패스트푸드로 파티를 했다. 셧다운 사태로 백악관 요리사들이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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