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방장관 "한국이 레이더 비춘 건 사실…미국에도 설명"
日 각료들, 일제히 한국 비판…"한국측이 레이더 전파 공개 거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전날 TV 방송에 출연해 한국의 레이더 조사(照射·비춤)가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스가 장관은 15일 밤 위성방송 BS닛테레의 프로그램에서 "그런 일(한국 해군 구축함의 자위대 초계기에 대한 화기관제 레이더 조사)이 있었던 것은 사실임이 틀림없다"며 "한국 측에 계속 확실하게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미국 측에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자국의 주장을 설명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국방 당국간 협의 후 관방장관, 방위상, 해상자위대의 막료장(한국의 해군참모총장에 해당) 등 이 문제와 관련된 고위급 인사들을 총동원해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스가 장관만 해도 오전과 오후의 정례 기자회견과 BS닛테레 출연 등 전날만 3차례에 걸쳐 이 문제에 대해 한국을 비판했다.
그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방위성이 일본 측의 유감의 뜻을 재차 전했다"고 강조했고, 오후 기자회견에서는 "일본이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에 대한 요구를 하는 무례한 요구를 했다"는 우리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 "상호주의 관점에서 양측이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불가결하다"고 반박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도 전날 기자들에게 한국이 일본의 전파정보 상호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며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상당히 유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쪽(일본)은 초계기의 음성정보와 전파정보를 제시할 용의를 갖고 협의에 임했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이 일본 측에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우리 쪽에서 사죄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무라카와 유타카(村川豊) 해상자위대 막료장 역시 전날 기자들 앞에 직접 나와 "레이더 전파 정보를 공개할 수 있지만 한국 측이 가진 데이터와 대조해 검증해야 한다"며 한국 측에 양국간 협의가 난항에 빠진 책임을 돌렸다.
일본은 당초에는 자국의 초계기가 탐지했다는 화기관제 레이더의 주파수 정보에 대해 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일 국방당국간 협의를 앞두고는 한국에 이를 공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었다.
하지만 14일 협의에서는 자국 초계기의 레이더 주파수 정보를 주는 대신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를 달라고 무리하게 요구했고, 우리 군은 "받아들이기 힘든 무례한 요구"라며 제안을 거부했다.
일본 신문들은 이와 관련해 16일자 조간 지면에 일본이 화기관제 레이더의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려 했지만 한국이 거부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전파정보의 교환 거부'라는 제목을 단 관련 기사를 통해 우리 국방부가 왜 '무례한 요구'라고 비판했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일본 정부의 관계자들의 주장만을 모아 소개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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