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야권 장악 베네수엘라 국회 "마두로는 권력 강탈자" 선언

입력 2019-01-16 04:26
수정 2019-01-16 09:24
우파 야권 장악 베네수엘라 국회 "마두로는 권력 강탈자" 선언

정권 해외 계좌 동결 요청…제헌의회 "야권, 20년간 권력강탈 시도"

CNN "트럼프, 과이도 국회의장 대통령으로 인정 검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우파 야권이 장악한 베네수엘라 의회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강탈했다고 규정하고 그가 재임한 후 취한 모든 조치가 무효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회는 이날 총회를 개최해 마두로 정권을 향해 새 정부에 정치적 권력을 이양하라고 촉구하며 이 같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야당 소속인 호르헤 미얀 의원은 "의회는 오늘 공화국에 대통령이 없다고 선언했다"면서 "헌정 질서를 복원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의회는 또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 칠레 등 10여개 외국 정부에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보유한 해외 은행 계좌의 동결을 요청했다.

이밖에 마두로 정권에 대한 협조를 거부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도운 정부 관료들과 군부 인사들에 대해 사면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주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68%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대선 당시 일부 야당 후보가 출마해 마두로 대통령과 경합을 벌였지만 주요 야당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 수감 등으로 출마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선거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콜롬비아, 브라질 등 남미 우파 국가들, 유럽연합(EU) 등은 불공정한 대선이라고 주장하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CNN이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국내에서 마두로 정권의 복지정책에 찬성하는 서민의 지지가 여전히 높고, 정부 고위층 일부와 군부가 정권에 충성을 유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정권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 지지층 일각에서는 보수 기득권층을 기반으로 한 우파 야권이 석유 이권을 노린 외세의 힘에 의존해 정권을 잡으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 국내 기득권층이 정부 전복을 위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베네수엘라 의회는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 등에 의해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특히 마두로 정권은 우파 야권이 장악한 의회를 무력화하고자 선거를 거쳐 2017년 8월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최고 헌법기관인 제헌의회를 출범시켰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 내 우파 야권은 권력을 강탈하려는 유일한 세력"이라며 "그들은 우리를 몰아내려고 지난 20년간 노력해왔다"고 비난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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