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성소수자 대대적 탄압 재개…2명 사망·40여명 구금"
러시아 인권단체 주장…체첸 당국은 부인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러시아 체첸자치공화국이 대대적인 성 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탄압을 재개, 2명이 고문으로 숨지고 40여명이 구금됐다고 AP통신과 영국 BBC방송이 러시아 인권단체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체첸의 성소수자를 돕고 있는 인권단체 '러시아 LGBT 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달부터 남녀 40여명이 동성애 혐의로 구금됐으며 이 가운데 최소한 2명이 고문을 받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의 책임자인 이고르 코체트코프는 "체첸에서 대대적인 동성애자 구금과 고문, 살해가 재개됐다"며 "동성애자로 의심되는 남녀를 겨냥한 박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절대 중단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러시아 북코카서스에서 성소수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운영자가 체포된 이후 박해가 다시 시작됐으며, 당국이 그의 휴대전화 기록을 찾아낸 후 대규모 구금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체첸 당국의 성소수자 탄압은 지난 2017년에도 '동성애자 수용소'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수용소를 탈출한 성소수자들은 매일 구타와 전기고문 등 인권 유린을 당했으며 적어도 3명이 숨졌다고 고발했다.
그러나 체첸 당국은 2017년 인권단체들의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했으며, 이번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자치공화국 수반의 대변인인 알비 카리모프는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완벽한 거짓이며, 단 1온스의 진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슬람권인 체첸은 매우 보수적인 사회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성 소수자들은 가족이나 친구에게조차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간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러시아의 묵인 아래 거침없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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