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 13년 연속 '밀리언 페스티벌' 신화(종합)

입력 2019-01-14 16:56
화천산천어축제 13년 연속 '밀리언 페스티벌' 신화(종합)

지난해보다 사흘 빠른 9일 만에 달성…역대 최단기간

'글로벌 축제' 확인…축제로 지역발전 가능성 제시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가 13년 연속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축제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화천군과 재단법인 나라는 휴일을 맞은 지난 13일 하루 동안 12만6천 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로써 지난 5일 축제 개막 이후 9일간 누적 관광객이 102만2천여 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해 축제보다 사흘 빨리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16회 축제 중 역대 최단기간 달성이다.

2003년부터 열린 화천산천어축제가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을 넘기 시작한 '밀리언 페스티벌' 신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 '추위야 고맙다'…일찌감치 예견된 흥행

축제 흥행은 일찌감치 찾아온 강추위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성공을 예견했다.

연초부터 불어 닥친 강력한 한파 덕분에 축제장인 화천천 얼음 두께가 30cm를 훌쩍 넘어섰다.

매년 축제를 앞두고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겪던 어려움을 덜었다.



여기에는 산골마을 추위가 만든 자연 결빙과 축제장 물의 양, 수위 조절이라는 축제 노하우가 한몫했다.

화천군은 얼음구멍 개수를 2만 개까지 확대하며 손님맞이를 준비했다.

또 정부의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이어 지난해 말 '글로벌 육성축제'로 체급을 올렸다.

개막일인 5일 14만3천여 명을 시작으로 두 번째 주말을 맞은 지난 12일 축제 역사상 하루 동안 가장 많은 23만여 명이 몰렸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자 낚시터를 추가 개방하고, 산천어 방류도 평일(3∼5t)보다 3배 많은 15t 이상으로 대폭 늘렸다.

산천어를 이용한 얼음낚시로 무장한 콘텐츠와 해외 마케팅은 가장 큰 밑거름이다.

산천어는 애초 바다와 민물을 왕래하는 종이지만, 일부 개체가 민물에 적응해 일생을 살아가는 어류다.

송어가 바다로 안 내려가고 산골짜기 등에 남아 있으면 산천어가 되는 셈이다.

축제장에 쓰이는 산천어는 모두 양식장에서 길러진 것들이다.

팔뚝만 한 산천어를 낚시로 끌어 올리는 손맛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최문순 화천군수와 공무원은 올해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만㎞의 비행거리를 기록하며 해외 10여 개국을 오갔다.

또 축제 포스터를 들고 국내 대부분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았고, 전국의 여행사 500여곳을 발로 뛰며 찾아다녔다.

아울러 내·외신기자 설명회와 프레스 투어, 외신기자클럽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 새로운 한국 겨울축제 문화 선도…상품권 '일등공신'

산천어축제는 국내 겨울문화축제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특히 축제를 통해 지역 상경기를 끌어올리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키와 스노보드 위주의 겨울철 레저문화는 산천어축제의 성공을 계기로 그 무대가 눈에서 얼음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게 화천군의 평가다.



인구 2만7천 명에 불과한 작은 산골마을인 화천의 산업구조도 변화시켰다.

농업 위주의 산업구조는 축제 성공에 힘입어 화천읍 시가지에 접경지역과 어울리지 않는 프랜차이즈 전문점과 최신식 상가가 잇따라 들어섰다.

지역 농민은 축제 기간 팔 농산물을 1년간 재배해 내놓고, 노인들은 밤거리에 내걸 산천어 등(燈) 만들기에 참여해 연중 일정한 소득을 올렸다.

축제 기간 직·간접 고용되는 지역 대학생과 주민이 2천500여 명에 달한다.

국내 내수면 양식 산업에도 영향을 끼쳤다.

전국 19곳의 양식장에서 길러진 산천어 약 180t이 축제 기간 방류된다.

지역경제 기여도는 단연 축제 상품권이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 유료 이용객이 체험료의 절반을 상품권으로 돌려줘 지역에서만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자금의 외부유출을 막고, 지역 내의 현금 유동성을 크게 늘리기 위해서다.

축제장 주변 상가는 축제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다.

올해 역시 축제 8일째인 12일 기준, 10만2천여매의 상품권이 지역에 유통됐다.

전문기관 의뢰로 축제가 매년 지역경제에 가져오는 직접 경제효과가 1천억원에 달한다고 나타났다.

◇ 글로벌 축제 재확인…자유여행가 등 외국인 관광객 급증

글로벌 축제 명성은 국내외 언론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다.

올해는 해외 유력 외신은 물론 서남 아시아권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관광객이 화천천 2.1㎞에 걸친 2만여개 얼음구멍 안으로 낚싯대를 드리운 모습이나 맨손잡기 장면을 내보냈다.

산천어 맨손 잡기 체험은 글로벌 축제 주역으로 소개했다.

반소매 셔츠, 반바지 차림의 체험객이 찬물에 들어가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산천어를 좇는 모습은 한국의 색다른 겨울이벤트를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화천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글로벌 육성축제 중 겨울축제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세계축제협회(IFEA) 세계축제도시 회원도시이기도 하다.



축제 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개막 이후 모두 8만1천 명이 찾은 것으로 화천군은 추산했다.

이중 외국인 자유여행가(F·I·T)는 약 1만 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14일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 단체 여행객은 2천여 명(39개 팀)이었다. 자유여행가만 943명에 달했다.

화천군은 축제가 동남아시아 단체 관광객 중심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방문객 수도 중요하지만, 1박 2일간 체류하며 축제를 즐기는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기여도를 높이겠다"며 "앞으로 패키지 관광상품을 만드는 등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27일까지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다.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