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어등산에 레지던스 호텔 들어서나…특혜논란 가중
광주도시공사 주거용 전용 금지 조건 달고 합의 논란
광주 시민단체 "약속에 불과해 지켜질지 의문…수정 요구해야"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시행하는 광주도시공사와 민간사업자인 호반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양측은 쟁점이 된 레지던스 호텔 사업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도출, 이번 달 내로 협상안을 마련하고 실시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1천500실에 달하는 이른바 레지던스 호텔이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취지에 맞는 지 여부와 편법 운영과 분양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특혜논란도 일고 있다.
14일 광주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도시공사와 호반은 최근 실무협의를 끝내고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잠정협상안을 마련했다.
양측은 공공성과 수익성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공익·수익시설을 함께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호반이 계획 중인 특급호텔, 콘도, 워터파크 등 수익시설 조성에 대해 공공성과 수익성이 함께 담보되는 형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주택 임대사업으로 변질할 우려가 있는 1천500실 규모의 레지던스 호텔 조성에 대해서는 숙박업이 아닌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협상안에 명시하기로 했다.
레지던스 호텔은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텔 개념의 주거시설을 말한다.
도시공사는 레지던스 호텔을 분양받아 숙박업이 아닌 개인 별장이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단지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고 관광단지로 조성하려는 사업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를 협상안에 명시해달라고 요구했다.
공사는 이 부분을 협상안에 명시하고 협약 체결 시 고시하며 계약서에도 담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추진되면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도시공사는 호반과의 협상안에 대해 전문가,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종 협상안이 나오면 법률 자문,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이번 달 내 실시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실무협의는 마무리됐고 자문위원회 심사를 거쳐 협상안을 만들 예정이다"며 "레지던스 호텔을 주거용으로 전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시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우려가 있는 만큼 계약 체결, 사업 진행 등 과정에서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의 협상안이 공공성 확보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 경실련 관계자는 "협약서에 넣는다고 해서 실현될지 의문이다"며 "수익시설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면 수정을 요구하면 될 텐데, 업체에 명분만 주고 끌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국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건설 붐이 일었던 레지던스 호텔이 과당 경쟁과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난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분양과 운영이 될 지도 의문이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41만6천㎡ 부지에 휴양문화시설(인공호수, 워터파크, 아트센터), 숙박시설(특급호텔, 콘도, 레지던스), 운동오락시설(골프연습장, 체육시설), 창업지원센터, 공공편익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시공사는 지난해 9월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과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공공성, 수익성 확보 방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이달까지 협상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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