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카타르 단교' 해결 기대…미군기지 확장 합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 일정 6번째 국가인 카타르 도하를 방문, 19개월째인 카타르 단교 문제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도하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외무장관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중동 4개국의 카타르 봉쇄·단교가 너무 길어졌다"며 "같은 목적을 공유하는 나라끼리의 논쟁은 절대 도움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는 2017년 6월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이란에 우호적인 정책을 편다면서 단교를 선언하고 물적·인적 교류를 중단했다.
카타르는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는 이들 아랍국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이란은 세계 최대의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는 사이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사우디 측이 요구한 이란과 단절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사우디와 카타르 사이에서 단교 문제를 중재한다는 추정이 나오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는 내놓지 않았다.
카타르 주재 미 대사관을 방문해서도 "카타르 단교 사태가 어제보다 더 해결됐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카타르와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확장·개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카타르 정부와 맺었다고 발표했다.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미군 1만명이 주둔하며 미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의 본부 역할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카타르가 단교 사태 이후 오히려 이란과 더욱 가까워졌음에도 다른 중동 국가를 방문했을 때와 달리 카타르 고위 인사들에게 이란을 겨냥해 직접적이고 적대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자들에게 "다음달 폴란드에서 열리는 중동의 안정을 위한 회의에서는 이란을 정상 국가처럼 행동하도록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카타르에 이어 13일 밤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했다.
사우디 방문과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범의 법적 책임을 사우디 당국뿐 아니라 미국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지우도록 하는 문제를 사우디 왕세자와 계속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미국 정부는 카슈끄지 살해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무관하다고 부인하지만 국제 여론은 그를 배후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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