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伊 테러리스트 체포로 사법 정의 구현"
과거 바티스티에게 정치적 망명 허용한 좌파정권 맹비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탈리아 극좌 테러리스트 체사레 바티스티(64)가 볼리비아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 환영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탈리아의 살인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정권의 이념적 친구인 바티스티 체포로 사법 정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가 바티스티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과 이탈리아, 볼리비아 경찰의 공조로 바티스티를 체포한 사실을 높이 평가하면서 바티스티를 하루속히 이탈리아로 송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아우구스투 엘리누 국가안보실장과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장관 등과 긴급회의를 열어 바티스티 신병 처리 문제를 협의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서 엘레누 실장은 "바티스티는 브라질을 거쳐 이탈리아로 송환될 것"이라면서 연방경찰 소속 항공기를 볼리비아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바티스티가 브라질에 도착하면 이탈리아 정부가 보낸 항공기에 신병을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스티는 전날 오후 볼리비아 동부 산타 크루스 데 라 시에라 시내 거리에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바티스티는 체포 당시 가짜 턱수염과 콧수염을 달고 있었고 브라질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경찰의 심문에 포르투갈어로 답했으며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앞서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루이스 푹스 대법관은 지난달 13일 바티스티 체포·수감을 결정했으며, 하루 뒤 미셰우 테메르 전 대통령은 이탈리아 송환을 승인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테메르 전 대통령의 포고령 서명은 이탈리아 정부에 바티스티 송환을 약속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바티스티는 곧바로 잠적했으며, 브라질 연방경찰은 바티스티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장한 사진을 배포하고 검거에 나서는 한편 인터폴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바티스티가 외국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를 포함해 최소한 2개 대사관이 도피처로 의심받았다.
극좌 무장 조직의 일원이었던 바티스티는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4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투옥 중 1981년 탈옥해 프랑스 등을 거쳐 2004년 브라질로 도주했다. 바티스티는 199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브라질에서 3년간 숨어지내다 200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검거됐고, 연방대법원은 2009년 이탈리아 송환을 결정했다. 그러나 룰라 전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송환 요청을 거부한 채 2010년 말 임기 종료 하루 전에 바티스티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했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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