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연출 데뷔 신성우 "매일 수험생…얼굴에 핏기가 없대요"
뮤지컬 '잭더리퍼'서 주연 배우·연출 동시에 맡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실에서 살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수험생 같죠. 오늘 절 본 사람이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고 하던걸요.(웃음)"
가수 겸 연기자 신성우(51)가 오는 25일 개막하는 뮤지컬 '잭더리퍼' 10주년 공연을 통해 연출자로 데뷔한다. 신성우는 이번 공연에서 연출과 주연 배우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신성우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출은 이 작품 첫 번째 관객이 된다"며 "배우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1998년 '드라큘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신성우의 연출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09년 초연된 뮤지컬 '잭더리퍼'에서 광기 어린 살인마 '잭'을 꾸준히 연기했다. 1888년 영국 런던에서 매춘부만을 노린 실제 연쇄살인범을 모티브로 한 배역이다.
그가 연출까지 맡게 된 까닭은 "10년 동안 쌓은 애정과 애착 때문"이다.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커요. 배우로 출연하면서 느낀 갈증도 있었고요. '나라면 이렇게 한 번 해볼 텐데'라고 느낀 것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정리해 관객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극의 개연성, 캐릭터의 선명성을 높이는 데 연출 주안점을 뒀습니다. 대본이 걸레가 될 정도로 꼼꼼하게 연구했어요."
그가 생각하는 '잭더리퍼' 매력은 "객석을 깊게 파고드는 감정선과 흡인력"이다.
수사관 앤더슨의 사건보고로 시작하는 '잭더리퍼'는 매춘부만 노리는 잔인한 살인 사건을 수사극 형식으로 쫓아가기 때문에 긴장감이 높다.
특히 코카인에 중독된 수사관, 특종만을 좇는 기자, 불법 장기매매까지 서슴지 않는 의사 등 등장인물 모두가 인간적 약점과 어두운 본성을 드러낸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랑 이야기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라 인간의 내면세계와 인격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도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한 인간도 상황에 따라 인격이 변화될 수 있다는 점, 여러 인격이 표출될 수 있다는 점을 그리고 있죠."
인기 로커에서 뮤지컬 배우로, 또 연출로 쉼 없이 도전하는 그는 언젠가 뮤지컬을 제작하겠다는 꿈도 꾼다.
그는 "여러 배우가 출연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관객들도 좋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작품 하나는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3월 31일까지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이어진다.
살인마 '잭' 역은 신성우와 함께 서영주, 김법래가 번갈아 연기한다. 외과 의사 '다니엘' 역에는 엄기준, 최성원, 정동하, 환희, 켄이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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