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총선서 '카빌라 여당' 승리…개혁 걸림돌 되나

입력 2019-01-13 18:28
민주콩고 총선서 '카빌라 여당' 승리…개혁 걸림돌 되나

대선 결과와 반대…야당 후보 파율루, 대선 개표결과 무효소송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조셉 카빌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립여당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AP, DPA통신에 따르면 민주콩고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연립여당이 국회의원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 개표결과에 따르면 연립여당은 지난달 30일 실시된 총선에서 500개 의석 가운데 최소 290석을 확보했다.

총선 결과는 같은 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대조적이다.

지난 10일 선관위는 대선에서 제1야당 민주사회진보연합의 펠릭스 치세케디 후보가 38.5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카빌라 대통령이 지목한 범여권연합 후보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 전 내무장관은 득표율이 23.8%에 그쳤다.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민주콩고에서는 대선을 통해 59년 만에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일궜다.

그러나 카빌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의 총선 승리로 치세케디가 대통령에 오른 뒤 개혁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P는 연립여당의 총선 승리가 극적인 개혁 가능성을 많이 축소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도 총선 결과가 대선 공약을 이행하려는 치세케디의 능력을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치세케디는 선거운동 기간 국민에게 부패 척결과 법치 회복, 빈곤 퇴치 등을 약속했다.

차기 대통령 취임식은 오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콩고 선관위가 대선에 이어 총선 결과를 발표했지만, 부정선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대선의 또 다른 야당 후보 마르탱 파율루 의원은 12일 헌법재판소에 대선 결과 발표의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파율루 의원은 대선에서 34.8%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다.

파율루 의원은 "우리는 이것(개표결과)을 전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치세케디가 불법으로 나라를 통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율루 의원은 그동안 가톨릭교회 참관단을 인용해 자신의 실제 득표율이 61%라며 치세케디 후보와 카빌라 대통령이 밀실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카빌라 대통령은 2001년 초 부친인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이 암살되고 나서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민주콩고를 18년 동안 통치했다.

카빌라 대통령은 헌법상 임기가 2016년 12월 끝났지만,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대선은 재정과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미뤄져 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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