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갑부' 리카싱 "올해 세계경제 복잡할 것…모두 조심해야"

입력 2019-01-12 11:41
'홍콩 갑부' 리카싱 "올해 세계경제 복잡할 것…모두 조심해야"

"홍콩 주택시장, 실거주 괜찮지만 투기라면 절대 사면 안돼"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91)이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예상하면서 홍콩 부동산 시장 투기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리카싱이 전날 CK그룹의 연례 만찬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리카싱은 "올해 세계 경제는 아마 매우 복잡할 것이다. 모두 조심해야 한다"면서 "올해 세계는 낮은 국내총생산(GDP) 성장세에 직면할 것이다. CK그룹이 52개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만큼 세계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카싱은 지난해 CK자산홀딩스와 CK허치슨그룹의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장남인 빅터 리(李澤鉅·54)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상태다.

빅터 리 역시 "보호주의의 부상, 무역분쟁의 지속, 브렉시트(Brexit)의 불확실성, 다양한 국가들의 선거 결과 등 모든 문제가 세계 환경과 우리 그룹의 사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리카싱은 홍콩 경제에 대한 전망을 묻는 말에 "나는 1940년부터 홍콩에 있었다. 이 모든 세월 동안 홍콩은 살아남았다"면서도 홍콩의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이 쓰기 위해 집을 사는 것은 괜찮다"면서도 "투기 목적으로는 절대 사지 말라. 다소 불안하다(volatile)"고 조언했다.

홍콩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홍콩의 기존 주택시장은 지난 8월 28개월간의 상승 흐름을 끝낸 뒤 최근 4개월간 가격이 7.2% 떨어졌다. 일부 분석가들은 올해 홍콩 주택가격이 25%가량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광둥성 태생인 리카싱은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왔고, 1950년 플라스틱 조화를 만드는 청쿵공업을 창업했다.

리 회장은 1960년대 말 중국 문화대혁명의 불안이 홍콩까지 번졌을 때 기회를 잡아 자신의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사기 시작했다. 그가 사들인 부동산마다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에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해 아시아 최대의 재벌 그룹 중 하나를 건설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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