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공사에 음악축제들 어쩌나…과천·난지로 '대이동'
제100회 전국체전 앞두고 잠실종합운동장 보수공사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대규모 뮤직 페스티벌 주최 측들이 개최 장소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는 10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와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면서 상반기 잠실종합운동장 사용이 어려워져서다.
13일 서울시와 공연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7월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보수공사를 한다.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이 진행되는 10월은 물론 전국체전 예선과 개·폐회 준비 기간인 9월에도 다른 용도로 사용은 힘들 전망이다.
전국체전 개최가 갑작스러운 소식은 아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미 2015년 1월 제100회 전국체전 개최지로 서울특별시를 선정하고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폐회식을 연다고 공표했다.
그럼에도 공연업계가 느끼는 충격이 상당한 건, 점차 축제 규모가 대형화하면서 서울에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공연장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개최가 확정된 대형 페스티벌은 4월 27일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 6월 1∼2일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6월 29∼30일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브 스타디움'(5TARDIUM), 8월 31∼9월 1일 '일렉트로닉 데이지 카니발' 등이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 코리아'는 6월 중에 열리며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는 8월 말∼9월 초로 일정을 잡고 있다.
이 가운데 신생 축제인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과 '일렉트로닉 데이지 카니발'을 제외한 4개 축제는 지난해 모두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일단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과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일렉트로닉 데이지 카니발' 측은 일찌감치 과천 서울랜드로 가닥을 잡았다.
이들 축제의 홍보대행사 PRM아이디어랩 관계자는 "올림픽주경기장 폐쇄를 계기로 다양한 장소를 물색했다"며 "서울랜드 눈썰매장과 대형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면 테마파크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브 스타디움'은 마포구 상암동 난지 한강공원에서 개최된다. '스펙트럼 댄스 뮤직 페스티벌'은 제1회 행사를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었지만, 올해 개최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스펙트럼 측 드림메이커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어떤 곳이 관객들이 지나다닐 통로가 안전한지, 밤에 가로등 조명은 충분한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흘간 18만명을 동원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의 고민도 깊다. 처음부터 '핫한 도시에 10만명 이상 모이는 아웃도어 페스티벌'로 콘셉트를 잡은 만큼 서울 밖으로 나가기도, 서울에서 또 다른 장소를 찾기도 어렵다.
울트라 코리아 정효섭 대표는 "외국인 관객들에게 '울트라 코리아 =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이라는 공식이 생겼을 정도로 잠실종합운동장은 뮤직 페스티벌의 성지로 여겨진다"며 "다시 사용 허가가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약한 변수에 기대를 버리지 않으면서, 혹시라도 다른 장소에서 하게 된다면 새롭게 브랜딩할 전략까지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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