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수출 쓰레기 유턴…문제업체 국내에도 1만t 야적 '비상'
평택시 "사업자 자체처리 유도 먼저"…부도시 세금투입해 대집행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필리핀에 폐기물을 불법 수출해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킨 업체가 국내에도 1만2천t 규모의폐기물을 더 쌓아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 소재지 관할 지자체인 평택시는 필리핀에서 국내로 반입될 폐기물과 함께 국내에 야적된 폐기물을 모두 처리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12일 환경부와 평택시, 평택직할세관 등에 따르면 평택 A업체는 지난해 7월(약 1천200t)과 10월(약 5천100t) 필리핀에 폐기물을 수출했다.
이후에도 수출을 계속하려다가 필리핀에서 문제가 불거져 수출이 중단되자, 수출하려던 폐기물을 국내 항만 3곳에 쌓아놨다.
평택세관은 평택당진항에 약 3천360t, 광양항 약 600t, 군산항 약 8천173t 등 총 1만2천여t이 야적 상태인 것으로 집계했다.
평당항과 광양항에 있는 폐기물은 40피트짜리 컨테이너에 들어있는 상태이나, 군산항에는 폐기물 그대로 쌓여 있는 상태(벌크)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핀 당국과 우리 환경부의 협의 결과에 따라 불법 수출된 폐기물 6천300t 가운데 필리핀 민다나오섬 카가얀데 오로항에 있던 1천200t이 한달 가량 뒤 국내로 반입될 예정이다.
나머지 5천100t도 조만간 국내 반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A업체가 처리해야 할 폐기물은 총 1만8천여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평택시는 폐기물 처리를 위한 세부적인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우선 A업체에게 자체 처리를 유도하겠지만, 해당 업체가 비용 부담을 기피하고 부도 등 극단적인 대응을 할 경우 예산을 투입해 대집행할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국비로 배정된 방치 폐기물 처리 예산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업자가 계속 사업을 지속하면서 수개월에 걸쳐서라도 폐기물을 자체 처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만일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예산 확보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폐기물 국내 반입과 별도로, A업체에 대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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