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일주일 만에 낚시 가셨는데"…애타는 실종자 가족
재난안전본부 마련된 여수시청서 수색 소식 기다려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퇴직하고 일주일 만에 낚시를 가셨는데…."
11일 오전 경남 통영 욕지도 해상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전복사고로 실종된 A(57)씨의 동생 B(49)씨는 형을 애타게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B씨는 이날 사고 소식을 듣고 오후에 '낚시어선 전복사고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차려진 전남 여수시청에 달려왔다.
실종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B씨는 해경과 여수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은 뒤 휴대전화로 관련 뉴스를 검색했다.
여수시 등 관계기관이 수색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시청 인근에 숙소를 마련해 줬지만, B씨는 시청에 남아 수색 소식을 지켜보기로 했다.
B씨는 "형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있는데 어떻게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잘 수 있느냐"며 "형이 돌아오실 때까지 시청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낚시를 좋아했던 형이 퇴직하고 혼자서 인터넷으로 낚시어선에 신청해 나가신 것 같다"며 "구명조끼를 입었으면 금방 찾을 수 있을 텐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터질 게 터졌다' 도마위에 오른 낚시어선 안전불감증 / 연합뉴스 (Yonhapnews)
이날 오후 여수시청에는 실종자 가족 20여명이 찾아 가족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뉴스에 눈과 귀를 기울이며 수색 상황을 확인하고 다른 가족과 통화하며 소식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색작업에 나선 해경은 이날 오후 여수시청을 찾아 가족들에게 수색 상황을 설명했다.
여수시도 이날 오전부터 권오봉 시장을 본부장으로 '낚시어선 전복사고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시청 재난상황실에 열어 지원 업무에 들어갔다.
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9명에 대한 구급 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사고 피해자 가족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과 유족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24시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수색 상황을 빠르게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14명이 승선한 무적호 전복 사고로 선장 최모(57)씨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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