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RSV, 침방울로 전염…"기침·콧물 땐 꼭 격리"
"호흡곤란·폐렴 유발…손 씻기 등 감염관리 철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최근 산후조리원에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감염증 확산이 잇따르면서 감염관리에 주의가 당부 된다.
11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RSV 감염증은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감염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RSV감염증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콧물, 기침, 재채기, 발열 등이 주요 증상이다.
주로 인두염 등 상기도감염으로 진행되지만, 영유아나 면역저하자, 고령자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하기도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화 교수는 "나이가 어릴수록 RSV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호흡곤란 증상을 겪을 수 있다"며 "특히 신생아는 콧구멍과 기도가 좁아 호흡곤란이 쉽게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감염된 신생아의 4분의 1은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지고 100명에 1명꼴로 입원치료를 받는다"며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지만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집단 감염 위험이 있는 산후조리원 등에서는 손 씻기 등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안종균 교수는 "RSV 바이러스는 주로 비말(침방울)을 통해 전파된다"며 "감염된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더라도 주변 물건 등에 묻어있는 비말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산후조리원에서는 신생아에게 분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기 전 손 씻기 등으로 감염관리를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은 신생아를 돌보는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생아 여러 명을 밀폐된 한 공간에서 관리하는 것 자체가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종서 교수는 "아이들 사이에서는 병이 잘 옮는 특성이 있다"며 "산후조리원에서는 신생아 1명이 감염되면 주변 신생아 모두 감염 위험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RSV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신생아들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며 "기침이나 콧물 등 초기 증상이 있는 신생아는 다른 신생아들과 격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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