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웃은 파인텍 차광호…"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라면"

입력 2019-01-11 10:37
수정 2019-01-11 18:44
모처럼 웃은 파인텍 차광호…"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라면"

33일간 단식…"합의안 부족하지만 앞으로 나은 길로 나아갈 시작점 되길"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김철선 기자 = 고공·단식 농성 등을 접고 일터로 돌아가게 된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이 사측과 협상을 마친 후 함께 투쟁해온 동료와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앞서 33일간 단식한 차 지회장은 지금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라면에 부추를 넣어 먹고 싶다"고 밝히며 모처럼 환하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426일 굴뚝농성' 파인텍 노사 극적 타결…마침내 땅으로 / 연합뉴스 (Yonhapnews)

차 지회장은 11일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파인텍 노사 합의 조인식을 마친 뒤 그동안 함께 투쟁해온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 동료, 노사의 교섭을 중재한 종교계 지도자 등과 격려 인사를 주고받았다.

한 달 넘게 물과 소금, 효소만으로 목숨만 부지한 데다 전날 오전 11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20시간 넘게 밤샘 마라톤 교섭을 벌여 지친 기색이 만연했으나 표정만은 밝았다.



파인텍 노사는 이번 협상으로 차 지회장을 비롯해 홍기탁·박준호·김옥배·조정기 등 파인텍 노동자 5명이 스타플렉스 자회사인 파인텍 공장에서 다시 일하는 데에 합의했다.

파인텍은 이들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며, 임금은 2019년 최저임금(시급)+1천원으로 정해졌다.

차 지회장은 "우리의 원래 요구는 노동자들이 모두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에 들어가는 것이었고, 이 방안이 편하고 바른 방법이었다"며 "그러나 이 요구를 관철하지 못해 자회사에 들어가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김세권 씨는 스타플렉스의 대표이사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파인텍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며 "김 사장이 스타플렉스 대표이사 자격으로 파인텍 대표를 맡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것까지는 얻어내지 못했다. 협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부분도 그 부분"이라고 협상 과정을 돌아봤다.



차 지회장은 "합의안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굴뚝에 있는 동지, 지상에서 굶는 동지,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어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 합의가 앞으로 나은 길로 나아갈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426일만에 땅 디딘 굴뚝농성자들 "올곧게 나가겠다"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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