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7년 연속 '연봉 조정 無'…역대 20번 중 유지현만 승리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에도 프로야구에서 연봉 조정신청을 한 선수는 없었다.
11일 KBO 사무국에 따르면, 프로야구는 2013년부터 7년 연속 연봉 조정신청 없이 새 시즌을 맞이한다.
KBO 규약을 보면, 연봉에 합의하지 못한 구단 또는 선수는 해마다 연봉 조정신청 마감일인 1월 10일까지 조정 신청서를 KBO에 제출해 KBO 총재에게 조정을 의뢰할 수 있다.
KBO 총재는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자료 검토를 거쳐 구단 제시액 또는 선수 요구액 한쪽의 손을 들어준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이래 KBO 사무국은 20차례 연봉 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 중 유지현(현 LG 트윈스 수석코치)만이 2002년 소속팀 LG를 상대로 승리했을 뿐 나머지 19번은 모두 구단의 승리로 돌아갔다.
당시 팀 내 연봉 고과 1위를 달린 유지현은 2001년보다 2천만원 오른 연봉 2억2천만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LG는 1천만원 깎인 1억9천만원으로 맞섰고, 결국 양측은 연봉 조정신청에 이르렀다.
KBO 조정위원회는 유지현의 요구가 합리적이라고 결정했다. 유지현은 프로야구 출범 후 최초이자 지금껏 유일한 연봉 조정승리자가 됐다.
가장 마지막 연봉 조정신청은 2011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사례였다.
이대호는 2010년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뒤 리그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세워달라며 구단에 7억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롯데는 6억3천만원을 고수했다.
2010년 이대호의 연봉 3억9천만원에서 구단 사상 최고인 2억4천만원을 인상해 책정했고, 당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않은 선수의 최고 연봉(2003년 이승엽)과 같은 액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KBO 조정위원회는 롯데의 주장을 인정했고, 이대호는 조정신청에서 19번째 패배자로 남았다.
감정의 골이 깊이 팬 것처럼 보였지만 롯데는 일본과 미국을 거쳐 국내로 돌아온 이대호에게 2017년 역대 FA 최대 액수인 4년 총액 150억원을 안겨줬고, 양측은 앙금을 털어냈다.
선수 요구액이 딱 한 번 관철된 전례 탓에 선수들은 연봉 조정신청을 꺼린다. 구단과 싸워봤자 선수 자신만 손해라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에이전트(대리인)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이런 추세는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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