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할 수 없으면 통제"…법관의 권력기관 파견 '쓴소리'
김정아 순천지원 부장판사 내부게시판에 글 올려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현직 부장판사가 법관의 권력기관 파견 근무에 대해 "자제할 수 없으면 통제당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냈다.
1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따르면, 제1형사부 김정아(44·사법연수원 31기) 부장판사는 9일 내부게시판에 '자제할 수 없다면 통제당하여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법관의 권력기관 파견에 대해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조직법과 검찰청법의 규정들을 비교해 봤다"며 "금지사항에 대해서는 법원조직법이 검찰청법보다 폭넓게 규정한 반면, 파견 근무에 관해서는 검찰청법이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파견 근무에 관한 법원조직법의 입법 취지는 대법원장과 법관이 '자제' 하리라 신뢰해 구체적인 금지 규정까지 둘 필요는 없다고 본 것인지, 아니면 검찰청법이 금지하는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법관의 경우에는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법적 결단 때문인지 모르겠다"며 "자제할 수 없다면 법률에 구체적 금지 규정을 두는 입법을 통해서라도 통제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의 위상에 대해선 "사법부(司法府)가 사법부(司法部)의 모양새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독립성을 강조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근 모 지법의 부장판사가 사표를 내자 청와대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김 부장판사가 이를 비판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연합뉴스는 이날 오후 재판 중인 김 부장판사에게 글을 올린 배경을 물었으나 김 부장판사는 공보판사를 통해 "특별히 언급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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