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직위원장 공개선발…'1호'는 강남을 30대 정치신인(종합)
유튜브 생중계 오디션…10∼12일 15곳 조직위원장 확정
5곳 중 4곳서 30·40대 선발…권영세, 서울 용산구 탈락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이 10일 공개 오디션 방식의 조직위원장 선발에 착수했다.
한국당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영등포구 당사에서 총 15개 국회의원 선거구에 지원한 조직위원장 후보자 36명을 대상으로 공개 오디션을 실시, 조직위원장을 선정한다.
후보자 간 상호 토론, 조직강화특별위 위원들과의 질의응답 순으로 지역마다 1시간씩 진행되는 공개 오디션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또한 평가단이 후보자의 답변과 '토론 배틀'을 지켜본 뒤 가장 잘 했다고 판단한 사람에 버튼을 누르는 등 즉석 평가로 현장에서 곧장 결과가 발표됐다.
당 조강특위 위원들의 심사와 당원들로 구성된 평가단의 현장 즉석 투표를 합산해 뽑은 조직위원장은 1점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가 하면, 중간·최종 평가 순위가 뒤바뀌고, 기성 정치인이 떨어지고 30대 정치 신인이 잇따라 선발되는 이변을 낳는 등 박진감 있게 진행됐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강남구을, 서울 송파구병, 서울 용산구, 경기 안양시 만안구, 부산 사하구갑 등 5곳에 대한 오디션을 실시했다.
이번 오디션에 따른 '공개 선발 1호 조직위원장' 타이틀은 서울 강남구을에 지원한 30대 초반의 정치신인 정원석(31) 씨가 차지했다.
'청사진'(2030 보수 청년 네트워크 정치 스타트업) 대표인 정 씨는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바른미래당 탈당 후 입당한 이지현 전 서울시의원 등과 경쟁, 최고점인 69점을 얻어 선정됐다.
한국당 서울 강남구을 조직위원장은 그동안 법조인, 고위 관료 출신 등이 외부에서 영입돼 맡아 왔다. 하지만 공개 오디션 도입으로 30대 초반 정치신인이 강남구을 조직위원장을 차지하게 됐다.
또한 서울 송파병에서도 30대 조직위원장이 탄생했다. 김성용(33) 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중앙미래세대위원장이 69점을 얻어 김범수 ㈔세이브NK(북한인권 통일준비 NG0) 대표를 1점 차로 꺾고 선발됐다.
서울 용산구에서는 20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출마했던 황춘자 전 서울메트로 경영기획본부장이 3선 의원 출신의 권영세 전 주중대사를 누르고 선발됐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는 김승(43) 청년보수단체 '젊은한국' 대표가, 부산 사하구갑에서는 40대 초반의 여성 김소정(41) 부산 사하구의원이 선정됐다.
공개 오디션을 통한 조직위원장 선발은 정당 사상 첫 시도다.
조직위원장으로 선정되면 해당 지역 운영위원들이 그를 당협위원장으로 선출하게 되며,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
이날 공개 오디션에서 자기소개 시간,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은 '면접시험장'을 방불케 했고, 토론 배틀은 '토크 콘서트'를 연상시켰다.
심사위원으로 나선 조강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질문하거나,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 문 대통령이 사용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의 차이점 등 문재인정부의 대북·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질문을 주로 했다.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에 몸담았다가 최근 복당한 서울 강남을 이지현 전 서울시의원에게는 탈당과 복당 이유를 묻는 등 압박성 '송곳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결과 발표 후 탈락자들은 1등으로 뽑힌 후보와 악수하며 축하 인사를 건네는 등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탈락한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용산에서 백의종군하면서 황 위원장이 좋은 결과를 얻도록 뒤에서 돕겠다"고 했다.
6시간에 걸쳐 진행된 유튜브 생중계는 많게는 1천800여명이 시청했다. 예능 스타일의 자막과 효과음이 들어갔고, 시청자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개 오디션에 대해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과거 당대표가 임명하듯 했던 조직위원장이 아니라 당원들이 실질적인 참여를 통해 중간 지도자들을 뽑는 과정으로, 우리 정치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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