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10억원 현금선물' 화제 풍성…'본전 뽑았다'

입력 2019-01-10 11:09
일, '10억원 현금선물' 화제 풍성…'본전 뽑았다'

비판 여론 포함, 언론에 대대적 보도, '광고효과 톡톡'

리트윗 기록은 줄기 시작, '나도 현금 쏘겠다' 모방 사업자 나오기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개인돈으로 '총 1억 엔(약 10억 원)'을 현금으로 선물하겠습니다"

기행으로 유명한 일본 의류통신판매업체 '조조타운' 경영자인 마에자와 유사쿠(前?友作. 43) 사장이 벌인 깜짝 이벤트가 연초 일본 사회에 화제를 양산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에자와 사장이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고 자신의 '현금 신년선물 계획'을 리트윗한 사람중에서 100명을 골라 100만 엔(약 1천만 원)씩 주겠다고 발표하자 마감일인 7일 시점에 550만회 이상의 리트윗이 이뤄져 이 부문 세계기록을 갱신했다. 리트윗은 마감시한이 지난 후에도 이어져 연초 50만이던 그의 팔로워가 한때 600만을 넘기도 했다. 트위터사에 따르면 이런 종류의 '현상'은 트위터 규약에서도 인정된다.

마에자와 사장은 8일 당첨자 100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여러분이 갖고 싶어한 건 돈이 아니라 꿈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려 "꿈"을 강조했지만 조조타운의 캠페인도 선전했다.



트위터에는 마에자와 사장이 당첨자에게 현금을 입금한 9일부터 '행운'에 감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달에 마이홈을 샀는데 집이 넓어져 10살된 딸과 3살짜리 아들에게 옷을 잔뜩 사줘야겠다"거나 "오늘은 하루 종일 100만엔을 어떻게 쓸지 생각해 보려 한다"는 등 사연도 제각각이다.

TV에 출연해 고령자를 대상으로 체조 등을 지도해 '우엉(고보) 선생'으로 알려져 있는 요양(개호)사업자 야나세 히로시(???)도 당첨 사실을 밝히면서 현금선물을 "아시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웃을 수 있도록 하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요양사업을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는데 필요한 조사비용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그는 당첨사실을 트위터로 알리면서 회사 사원과 가족 8명에게 1만 엔(약 10만 원)씩을 신년선물로 나눠줬다. 나머지는 조사여행비로 쓸 계획이다.

방송작가인 담프(22)는 "다른 당첨자 99명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 밀착 취재 프로그램 제작비로 쓰겠다"는 글을 올려 자신도 당첨자임을 밝혔다. 그는 마에자와 사장에게서 직접 연락을 받았다면서 "99명의 다큐멘터리도 재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으로 팔로워와 리트윗을 샀다는 "비판을 포함해 광고가 된 것도 재미있다"고도 적었다.

광고학자인 이시자키 도루(石崎徹) 센슈(?修) 교수는 "1억엔을 광고비로 보면 각종 미디어에서 많이 기사로 다뤘기 때문에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100명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모두 당첨되기 쉬울 거라고 느꼈을거라는 지적이다.

마에자와 사장과 같은 방법으로 신년 선물을 주겠다는 기업 경영자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도쿄도(東京都)내에 있는 커뮤니케이션 앱 개발업체 '토크노트'의 고이케 하루오(小池?男) 사장도 그중 한명이다.

고이케 사장은 마에자와 사장의 트윗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불과 140자로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솔직히 질투심도 나지만 나 자신도 이 흐름을 되도록 빨리 타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100만엔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7일 마에자와 사장과 같이 자신을 팔로우하고 리트윗하는 사람중에서 "10명을 골라 100만엔을 선물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마감일은 9일이다.

고이케 사장은 이 이벤트를 통해 회사를 일반에 알리는 '광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때 600만을 넘어섰던 마에자와 사장의 팔로워는 9일 오후 3시반 시점에서 571만4천314명으로 감소했다. 이시자키 교수는 "화제성만으로는 금세 싫증이 나기 마련"이라면서 "광고효과를 높이려면 일반의 큰 반응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납득을 얻을수 있을지를 늘 의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마에자와 사장이 당첨자를 통보한 직후부터 본인을 가장한 악질적인 계정이 등장하는가 하면 "당첨됐다"며 송금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송금할 주소를 알려달라는 글로 다수 나타났다.

화제의 중심인물인 마에자와 사장은 9일 "이번 행사에 대한 비판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돈은 아끼지 말고 저금도 하지 말고 자꾸 써서 사회가 돌아가도록 하는게 좋다"는 글을 올렸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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