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파튜 "대체 선수로 온 이번 시즌, 매 경기 부담"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외국인 선수는 자주 '용병'으로 불린다.
용병은 자제해야 할 단어로 꼽히지만, 그만큼 외국인 선수가 승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여자프로배구에서도 여전히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다.
대체 선수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파토우 듀크(34·등록명 파튜)는 더 큰 부담감을 느낀다.
파튜는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흥국생명과의 방문 경기가 끝난 뒤 "시즌 중에 도로공사에 왔다. 매 경기 느끼는 압박감이 지난 시즌보다 크다"고 털어놨다.
지난 시즌 파튜는 GS칼텍스에서 뛰었다. 당시에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돼 한 시즌 내내 GS칼텍스에서 뛰었다.
거의 모든 구단이 비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전술을 짠다.
도로공사도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인 이바나 네소비치(등록명 이바나)를 중심에 놓고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바나가 부상과 부진으로 짐을 싸면서 새판을 짰다.
지난해 11월 11일 도로공사와 계약한 파튜는 경기를 치러가며 도로공사에 적응 중이다.
파튜는 "이번 시즌에는 내가 모든 선수에게 맞춰가야 한다. 사실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디펜딩챔피언 도로공사는 시즌 초 부진을 떨쳐내고 맹렬하게 상위권을 추격하고 있다. 4위 도로공사는 승점 31로 3위 IBK기업은행(승점 35)에 승점 4차로 접근했다.
김종민 감독이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점찍은 9일 흥국생명전에서는 혈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날 파튜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40점을 올렸다.
파튜는 "경기가 끝난 뒤에 내가 40득점 했다는 걸 알았다. 이기는 게 가장 중요했다. 나도 40점을 올렸다는 걸 알고 놀랐다"며 "사실 오늘 경기 중에도 중요한 순간에 실수해서 득점하지 못한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 조언을 구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발이 빠르고, 순발력이 뛰어난 파튜는 세트 플레이에 능하다. 하지만 다른 외국인 선수에 힘이 부족하다.
김종민 감독은 "파튜가 아직은 중요한 순간, 상대 블로커들과 맞설 때 해결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파튜가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동료도 '파튜 살리기'에 나섰다.
세터 이효희는 "아직 나와 호흡이 맞지 않아 파튜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나는 상대 센터 블로킹을 보고 토스하는 스타일이라서 한 번 멈칫한 뒤 공을 올린다. 파튜는 지체 없이 올라오는 공을 좋아한다. 파튜가 원하는 공을 알고 있으니, 내가 맞춰가겠다"고 했다.
파튜는 "지난 시즌부터 이효희 세터의 공을 때려보고 싶었다. 그런데 도로공사에 온 뒤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한 뒤 "이효희 세터는 내가 좋아하는 공을 알고 있다. 곧 그렇게 공을 올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이효희를 바라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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