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의회 "정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시 3일 내 대안 제시해야"
하원, 의사일정안 개정안 가결…전날 재정법 통과 이어 메이 총리에 타격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정부는 3 개회일(sitting days) 이내에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당초 지난해 제정된 유럽연합(EU) 탈퇴법에 따르면 승인투표 부결시 정부는 21일 이내에 향후 계획을 밝히도록 돼 있다.
하원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께 승인투표를 실시하는데, 현재까지는 부결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9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은 의회 의사일정안(business motion)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 찬성 308표 대 반대 297표로 통과시켰다.
보수당 내 대표적인 친 EU 성향인 도미닉 그리브 의원이 상정한 개정안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시 정부가 3일 내에 새로운 계획을 제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그리브 의원이 이같은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브 의원은 브렉시트까지 남은 일자를 감안하면 이같은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그리브 의원의 의사일정안 개정안 상정을 놓고 의회에서는 1시간 이상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집권 보수당 의원들은 의사일정안은 각료들에 의해서만 수정이 가능한 만큼 표결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부 역시 의사일정안은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그러나 결정권한이 자신에게 있다며 개정안 표결을 상정했다.
가디언은 전날 재정법 개정안에 이어 이날 의사일정안 개정안 표결에서 정부가 패배를 기록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또 한번의 타격을 입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하원은 노동당 이베트 쿠퍼 의원 등이 상정한 재정법(Finance Bill) 수정안을 찬성 303표 대 반대 296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의회의 명백한 동의 없이는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 준비를 위한 재정지출을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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