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극좌단체, 지난 달 방송사 폭탄공격 배후 자처
OLA "부패한 정언 유착 응징 차원"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 극좌단체가 그리스 최대 방송사에서 벌어진 폭탄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대중전사단(OLA)이라는 이름의 이 단체는 지난 달 민영 TV와 라디오 채널인 '스카이'를 겨냥해 일어난 폭탄 공격은 언론과 정치인들의 부패한 결탁을 응징하기 위해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9일(이하 현지시간) 주장했다.
지난 달 17일 새벽에 아테네의 스카이TV 건물 인근에서는 사제 폭발물이 터져 스카이TV 건물 1∼6층 유리창이 깨지고 천장이 내려앉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공격이 이뤄지기 45분 전에 익명의 인물이 또 다른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폭탄 폭발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TV는 그리스 해운 재벌인 알라푸조스 가문이 소유한 스카이미디어그룹의 자회사다.
피해를 입은 건물에는 스카이미디어그룹이 거느린 우파 성향의 일간지 카티메리니 사무실도 입주해 있다. 이 신문은 좌파 진영에 속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싣고 있다.
스카이그룹은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으로 큰 피해를 봤다"며 "테러공격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우리를 노린 반복된 위협에도 불구하고 언론 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2013년 결성된 것으로 알려진 OLA는 2017년 12월 아테네의 고등법원에서 벌어진 폭탄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단체는 이 사건을 포함해 사상자가 나오지 않은 최소 5건의 유사한 폭발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오랜 정치 폭력의 역사를 지닌 그리스에선 기업과 정부, 경찰, 외국 대사관 등을 상대로 한 소규모 공격이 흔한 편이다.
그리스 방송사 인근서 폭발물 터져…인명피해는 없어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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