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밀착으로 '후방'다진 김정은…북미협상서 중국변수 주목

입력 2019-01-09 22:34
수정 2019-01-10 06:22
북중밀착으로 '후방'다진 김정은…북미협상서 중국변수 주목

북미정상회담 앞서 中지지 확보…'경제협력'·'평화협상 中참여' 논의한듯

'북미협상 임박' 기대 커졌지만 주한미군 등 관련 中목소리 커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상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해 벽두 중국 방문을 통해 수교 70주년을 맞은 북중관계를 더욱 밀착시킴으로써 북미협상에 앞서 '후방'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변수'가 다가올 북미 협상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한 입장에서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의 '빅딜'을 모색할 북미 정상회담에 앞선 '작전회의'이자, '후방 다지기'였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평가다.

'파격' 35번째 생일에 중국 간 김정은…북경반점서 오찬 후 귀국길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위원장 생일인 지난 8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4시간에 이르는 연회를 베푼 것은 북중 간 밀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또 김 위원장이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생약 제조업체인 동인당(同仁堂·통런탕) 공장을 전격 방문한 것은 중국 방문의 목적 중 하나가 '경제'에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김 위원장 베이징 행보가 북미협상에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아 보인다.

우선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과 북중정상회담(8일)을 통해 '혈맹' 중국에 대북제재 하에서의 가능한 경협 및 대북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한 대북제재 해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줄 것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와 더불어 북미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도와달라고 요구했을 수도 있다.

이는 미국과 협상에 앞서 자신의 '플랜B'로 중국이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국의 제재·압박이 계속될 경우 가게 될 수 있다고 언급한 '새로운 길'의 예고편을 보여준 것일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번 북중정상회담에서는 앞으로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바에 대한 '작전 협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북·중이 뜻을 같이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재확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김 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비핵화 조치와 미국으로부터 받아내려는 상응 조치에 대한 목표를 시 주석에게 거론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에서 시사한 바대로 중국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 4자 협상 카드를 북미협상에서 꺼내는 문제를 논의했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과정에서 65년 이상 정전체제를 지탱해온 유엔군사령부와 주한미군의 '현상 변경'이나 한미 연합훈련 및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주변 전개 중단 등과 관련해 북중 양측이 이해의 일치를 봤을 수도 있다.

이렇듯 김 위원장의 방중과 그에 따라 부상한 중국 변수가 갖는 함의는 다중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김 위원장의 새해 벽두 '깜짝 방중'이 한반도의 미래를 논의할 4자(남북미중) 협상 틀이 조기에 구축되고 북미 협상을 촉진하는 결과로 연결되리라는 기대도 존재하지만, 한반도 관련 협상의 방정식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결국 '중국 변수'가 한반도 정세에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는 속단키 어려워 보인다. 향후 북미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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