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택시기사 또 분신…택시업계 반발 커질 듯
택시업계 "'카풀 반대' 택시기사 광화문광장 인근서 분신"
지난달 국회 앞에선 50대 기사 분신 사망…'카풀 해법' 찾기 난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60대 택시기사가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택시 단체들의 카풀 서비스 반대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 택시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택시기사 임 모(64) 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차량에서 유류 용기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 임 씨가 분신을 기도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택시 단체 관계자들은 임씨가 치료를 받는 서울 영등포구 한 병원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임씨가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동료들에게 내용을 들은 바로는 유서가 있다. 내용은 카카오 모빌리티에 대한 사회적 불만 이런 내용이 수록돼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임씨 유서는 녹음파일 형태로 저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회 측은 임씨 가족과 협의해 유서 내용의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자신의 몸을 태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택시기사 최 모(57) 씨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최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과 구조대에 의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이틀 뒤인 같은 달 12일에는 60대 개인택시 기사가 카풀 서비스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유서로 보이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져 경찰이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19시간여만에 이 택시기사가 영업을 마치고 무사 귀가한 사실을 파악했다.
택시 단체들은 그동안 카풀 앱 서비스가 도입되면 택시 산업의 생존권이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며 서비스 도입을 전면 반대해왔다.
택시종사자들은 최씨의 분신을 계기로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를 열었다. 당일 집회는 경찰 추산 5∼6만명, 주최 측 추산 1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수준이었다.
택시업계 반발이 거세자 정부와 여당은 카카오 카풀서비스 문제를 풀기 위한 사회적대타협기구 참여를 택시업계에 요청했지만, 업계는 카풀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며 불참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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