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베이징 제약회사 동인당 공장 전격 방문(종합3보)
산업현장 시찰 나서…약초 산업 현대화에 '관심'
시찰 후 조어대 복귀…시진핑 부부와 오찬 가능성
홍콩 언론 "김정은, 신년사서 제약산업 발전 필요성 언급"
(베이징ㆍ홍콩=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안승섭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이징 방문 이틀째인 9일 오전 이좡(亦庄)의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생약 제조업체인 동인당(同仁堂·통런탕) 공장을 전격 방문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은 이날 오전 숙소인 조어대(釣魚台)를 나서 베이징의 중심인 창안지에(長安街)와 젠궈먼와이다제(建國門外大街)를 지나 베이징 동인당 공장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차량 행렬에는 6대 정도의 버스와 구급차도 따라붙었고 수십 대의 사이드카가 호위했다.
'파격' 35번째 생일에 중국 간 김정은…북경반점서 오찬 후 귀국길 / 연합뉴스 (Yonhapnews)
이 공장에는 김 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염두에 둔 듯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경찰이 수백명 배치돼 삼엄한 경호가 펼쳐졌다.
김 위원장은 도착 후 20~30분 정도 동인당 공장을 둘러본 뒤 떠났다.
동인당은 청나라 강희제 때부터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약방 기업이다. 베이징 동인당 공장은 중국 내 일류 제약 생산기지로 중국 고위 관리들도 단골로 시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 동인당 공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북한 산간에 약초가 많은 점을 고려해 약초 산업을 현대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김 위원장의 동인당 공장 방문을 두고 지난 1일 그가 발표한 신년사에서 제약 산업의 발전 필요성을 언급한 점을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강조한 신년사에서 인민이 사회주의 우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제약 공장과 의료기기 공장을 현대화하고, 의료 시설과 서비스의 질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CMP는 "북한은 지난해 4월 핵·경제 병진 건설 노선의 종결을 선언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을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공식 채택했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과 동인당 공장 방문은 이러한 경제건설에서 중국이라는 강력한 우군이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던져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방문한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는 베이징의 유일한 국가급 경제기술 개발구로 하이테크 산업과 우주 관련 산업이 집약돼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산업단지에는 노키아, 벤츠, GE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입주해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김 위원장의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방문으로 관련 도로가 모두 막히자 "도대체 누가 오는 거냐"며 교통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현지 시찰을 마치고 오전 10시 40분께(현지시간) 숙소인 조어대로 복귀한 데 이어 이날 낮 베이징의 최고급 호텔인 북경반점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6월 베이징 방문 당시 정상회담 다음 날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부부 동반으로 오찬을 한 바 있다.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인 데다 전날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북경반점에서 북·중 정상 간 부부 동찬 오찬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 일행은 오찬을 마친 뒤 베이징역으로 이동해 대기 중이던 전용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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