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폭행도 옥석 가렸다…정당 방위ㆍ행위는 불기소로 구제
경기남부경찰, 쌍방폭력 311건서 정당방위는 사정 참작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지난해 10월 성남시의 한 골목에서 A씨와 B씨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A씨는 B씨의 목 부위를 잡아끌어 넘어뜨리고 얼굴 등을 때려 전치 3주가량의 상처를 입혔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의 양팔을 잡아당겨 대항했고, A씨는 B씨가 때려 본인도 다쳤다며 전치 2주의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결국 이 둘은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하지만 경찰은 B씨가 정당방위(자기방어를 위해 상대방에게 최소한의 물리력을 사용한 경우)를 한 점을 인정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같은 해 7월 부천시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C씨는 모르는 일행 2명이 웃고 떠는 것을 본인을 비웃는 것으로 착각해 그중 한 명의 얼굴을 때려 다치게 했다.
일행이 쓰러지자 C씨를 제지하려고 그의 몸을 밀친 D씨는 C씨와 함께 쌍방폭행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경찰은 D씨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힘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정당행위(위법성은 있으나 사회상규에 벗어나지 않는 경우)를 적용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접수된 쌍방폭력 사건 311건을 정당방위(146건)·정당행위(165건)를 적용해 사건 당사자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가운데 검찰이 결론 낸 222건 가운데 220건(정당방위 97건·정당행위 123건)이 불기소 처분으로 경찰 의견과 같았다.
경찰에 따르면 그동안 쌍방폭력 사건은 관행적으로 양측 당사자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뒤 혐의 여부를 검찰에 판단에 맡겼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사건 수사지침을 통해 폭력행위 동기와 목적, 결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억울하게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법 집행에 공정성을 더욱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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