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포병부대 위관급 지휘관으로 복무"…軍이력 첫 공개
가디언 "소련 시절 대학 재학 중 의무 복무 언급한 듯"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옛 소련 시절 포병부대 지휘관으로 활동했던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베일에 싸여있던 그의 '과거사'에 군(軍) 경력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Peter and Paul Fortress)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 활동 이력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 자료에 따르면 그는 이 자리에서 "122㎜ 곡사포 부대 지휘관으로서 위관급 장교 계급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페트로파플로프스크 요새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르를 가로지르는 네바강 너머로 예포를 직접 발사해 보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관련해 군 관련 이력은 이전에 일절 언급된 바 없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1975년 레닌그라드대(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서 곧바로 KGB에 합류했으며 1991년 소련이 무너지기 전까지 16년간 활동하며 중령 계급까지 지냈다는 사실만 공개했었다.
다만, 당시 소련에서는 모든 신체 건강한 대학생은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한 뒤 예비군 장교 계급을 받게 되는데 푸틴 대통령 역시 이런 전력을 언급한 것일 수는 있다고 가디언은 추정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이번 과거사 언급은 그가 옛 동독의 비밀경찰인 국가안보국(슈타지)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던 직후 나온 것이어서 시선을 끈다.
빌트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베를린 장벽 붕괴 전인 1980년대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KGB 요원으로 일했다고 한다.
당시 푸틴 대통령의 활동과 관련한 믿을 만한 정보는 거의 없지만 현지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던 외국인을 포섭하는 업무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KGB에서 재직하는 동안 주로 방첩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언론은 그가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보도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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