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주 중앙선관위원 후보 청문회 사실상 무산…야당 보이콧(종합)

입력 2019-01-09 18:29
수정 2019-01-09 20:30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후보 청문회 사실상 무산…야당 보이콧(종합)

한국·바른미래 "조해주 文캠프 특보 경력, 선관위원 자격없다"

민주 "의사일정 합의 파기 있을 수 없어…野의 정치공세"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설승은 이동환 김여솔 기자 =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야당의 보이콧에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청문회는 시작 30여분 만에 정회됐고, 야당이 보이콧 입장을 견지하면서 끝내 속개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인재근 위원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만 참석한 상태로 일단 청문회를 열었으나, 의사진행발언만 청취한 뒤 원만한 의사일정 합의를 이유로 30여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조해주 "선관위의 중립성ㆍ공정성 훼손되는 일 없도록"…인사청문회 선서 및 모두발언 / 연합뉴스 (Yonhapnews)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20여분 늦게 시작한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를 감싸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보이콧을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국회의원을 4선까지 했는데 이런 경우를 별로 구경 못 했다"며 "여기에 와서 토론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장외투쟁도 아니고 불참을 하느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병관 의원은 "조 후보자의 이름이 대선 백서에 들어있는 것을 문제 삼는데, 아직 본인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 된 상황이고 본인도 활동한 바 없다고 얘기한다"며 "저희 당에서도 공식적으로 활동한 바 없고 특보로 임명한 적 없다고 확인서까지 발급했는데 이를 부정하고 의심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논란 당사자인 조 후보자는 인사말에서 특보 활동 여부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제가 중앙선관위원으로 임명된다면 어떤 경우에도 선관위의 독립성과 공정성, 중립성이 의심을 받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행안위 소속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 불참 방침을 밝혔다.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 등은 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캠프 특보 출신 조해주의 선관위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대통령 결단 이전에라도 조해주는 정치에 관여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후보자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발간한 제19대 대선 백서에 문재인 후보 캠프 공명선거특보에 조 후보자의 이름이 오른 점을 언급하며 "선관위법 제9조에 따른 명백한 결격 사유"라며 "조 후보자는 선관위원으로서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인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선캠프 특보 출신을 선관위원으로 앞세워 총선과 대선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대통령의 말처럼 대한민국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가고 있다. 원칙도 염치도 없는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권은희 의원도 "백서 발간 책임자나 '캠프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는 확인서를 발급한 민주당 관계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경위 설명과 증인 출석 요구에 대한 답변을 검토해 청문회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또한 "'나무위키'에 올라있던 (조 후보자) 관련 내용도 지난해 12월 28일 삭제돼 은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무위키 관련 항목 삭제 논란과 관련해 한국당 유민봉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부분을 삭제한 편집자는 조 후보자의 사위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청와대 인사 검증 중 해당 사항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해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청문회를 통해 부적격 여부를 검증해야 하는데, 청문회 전에 사퇴요구를 하는 것은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합의된 의사일정을 이처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 생산적인 논의를 가로 막는 정치 공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문회는 자정까지 속개되지 않으면 자동 산회된다. 하지만 여야 간 입장차가 워낙 커 속개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조 부호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시한은 이날까지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 여야는 청문회 일정을 협의해야 하지만, 야당의 반대가 완강해 현재로서는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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