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미국 CO2 배출량 3년 만에 최대폭 반등
로듐그룹 보고서 "매우 가까운 시일 내 상당한 정책변화 필요" 강조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지난해 3.4% 급증하며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년 사이 최대 증가 폭이기도 하다.
9일 영국 BBC방송 웹사이트에 따르면 민간 경제연구 기업 '로듐그룹'은 미국 에너지정보국(EIA) 자료 등을 토대로 이런 추정치를 내놓았다.
또다른 연구그룹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도 미국의 CO2 배출이 비슷한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미국은 세계 CO2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며 중국 다음으로 많은 양을 배출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5년 파리협정 체결 때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26% 이상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앞으로 남은 7년간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을 연평균 2.6% 이상 줄여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지난 2005~2017년 미국 연방정부가 실제 감축한 양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2020년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오히려 석탄산업을 살리기 위한 장려 정책을 펴면서 이런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
로듐그룹은 보고서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인 것은 분명하나, 매우 가까운 시일 안에 정책상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하며 극도로 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기술적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BC는 지난해 미국의 CO2 배출량이 늘어난 것은 경제가 살아나면서 산업활동이 늘어난데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워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수요를 부추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음에도 다행히 화석 연료로 생산한 전기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아직은 실제 효과를 보고있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뒤 오바마 행정부에서 도입한 각종 환경관련 규제를 잇따라 백지화하고 기후변화 회의론자나 기업인을 환경기관 책임자로 임명해 놓고있어 앞으로 경제 활성화와 맞물려 CO2 배출량을 더욱 늘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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