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왕국 일본의 변신…파나소닉은 B2B·소니는 사운드 집중

입력 2019-01-09 09:26
전자왕국 일본의 변신…파나소닉은 B2B·소니는 사운드 집중

CES 파나소닉 부스엔 TV 없어…소니도 사운드 체험관만 북적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의 파나소닉(Panasonic) 부스.

한때 일본 최대 전자업체로 꼽혔던 마쓰시타(松下) 전기가 전신인 파나소닉은 소니(SONY)와 함께 '전자왕국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니콘, 캐논과 소니 사이에 꽤 큰 면적으로 자리잡은 파나소닉 부스에서는 가전쇼의 꽃으로 불리는 TV를 아예 찾아볼 수 없다.

파나소닉이 TV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지만 전시품목으로 내놓지 않은 것이다.

루믹스 카메라의 성능을 시연하기 위해 내놓은 65인치 제품이 전시장의 유일한 TV다.

대신 파나소닉 전시장에는 평소 CES에서는 보기 어려운 제품이 빈 자리를 메웠다.

전자마트와 스마트로커 코너에서는 과일, 채소, 생선, 육류를 진열대에 가득 채운 마트형 투명 냉장고가 들어섰다.



품목마다 QR코드가 붙어있고 코드를 스캔하면 생선이 어디에서 잡혔는지, 어떻게 가공되는지 이력이 쭉 나타난다. 육류도 채소도 마찬가지다. 원산지 인증, 배송내역 등 B2B 정보 투성이다.

파나소닉 뉴저지 법인 직원 조지 창은 "이건 엄밀히 기업과 규제당국을 위한 제품"이라며 "검역, 식품 규제 등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B2B(기업간 제품)로 혁신하는 것이 결국 소비자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파나소닉은 전통적인 가전영역에선 이미 손을 뗐다.

파나소닉베타 프로젝트는 마더 팩토리(모공장)의 혁신을 개념으로 실리콘밸리 베타하우스를 만든 사업이다. 주거지와 공장을 이상적으로 결합하는 형태의 B2B 혁신 모델이다.

이밖에 모든 사업 영역이 소비자와 직접 맞닿은 면은 없다. 지능형 교통망이나 도시공학적 커넥티비티 플랫폼 등은 스마트시티를 위한 밑그림이다.

일본 전자업계 대표 기업 소니 전시장으로 옮겼지만 역시 TV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K QLED·OLED·롤러블 등 첨단 TV만 수십대를 전시장에 채웠다. LG는 올레드 폭포를 만들었고 삼성은 219인치 더 월로 벽을 쌓았다.

한때 세계 1위였던 소니의 TV 전시 대수는 딱 4대였다.



85인치 8K HDR TV가 딱 한 대 전시됐고 마스터스 시리즈라는 업스케일링 소개용 TV 3대가 더 있었다.

나머지 TV 스크린은 플레이스테이션 VR을 시연하기 위한 것이거나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배치됐다.

'워크맨 신화'를 일궈냈던 소니는 오히려 사운드에 집중했다.

360도 리얼리티 오디오 체험관만 세 군데 차려졌고 곳곳에 스피커와 헤드셋이 놓였다. 관람객은 소니의 화면이 아니라 소리를 듣느라 분주했다.

국내 TV업계 관계자는 "소니와 파나소닉 같은 일본 기업들이 TV 사업에서는 한국과 중국 업체들에 완전히 밀린 뒤로는 B2B나 사운드 등 틈새를 보이는 영역으로 갈아타는 추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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