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전에 복직쟁취" 정리해고 13년 콜텍지회 '끝장투쟁' 선언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이번에야말로 13년간 이어져 온 투쟁의 종지부를 찍겠습니다. 정년이 되기 전에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습니다."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소공원에서는 콜텍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금속노조 콜텍지회의 '끝장 투쟁'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콜텍은 국내 굴지의 기타 생산업체였다. 하지만 콜텍의 모기업 콜트악기는 2006년 당기순손실을 이유로 이듬해 4월 인천 공장 근로자들을 한꺼번에 정리해고했다.
이후 노사 양측의 소송이 이어졌고, 거리로 내몰린 해고노동자들은 13년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노동자들의 싸움에 후퇴란 없고 인류 역사의 진보는 후퇴가 없다"며 "마지막 몇 사람 남은 콜텍 노동자들의 싸움이 이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싸움의 한복판에 '촛불 대통령'이 나와서 촛불의 뜻을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관철하는 데 앞장을 서야 한다"며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콜텍지회 이인근 지회장은 "마흔에 정리해고돼 이제 오십 대 중반이 됐다. 해고자의 삶과 가정은 파탄이 났다. 이제는 야만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특히 정리해고 무효소송과 관련한 재판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콜텍 노동자들은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이겼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해 5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박근혜 청와대와 거래한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며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콜텍 대법원판결은 쌍용차, KTX와 함께 '박근혜 국정운영 뒷받침 사례'이자 '박근혜 노동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판결'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마지막으로 법원을 찾아 진실을 밝혀달라고 했는데, 양승태와 그 일당은 사회적 약자와 그 가족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고자로 정년퇴직을 맞이할 수는 없다. 콜텍의 사원증을 받고, 당당하게 퇴직을 해야 한다"며 "박영호 회장은 사과하고 해고노동자를 복직시키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항의 방문한 뒤 더불어민주당사까지 행진해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9일에는 마포구 광흥창역에서 출발해 강서구 등촌동 콜트 본사까지 행진한 뒤 규탄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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