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시리아내 모든 이들 참여하는 안정군 만들어야"
미군 철수 후 시리아 북동부 평화 회복 청사진 제시
"IS·YPG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 터키 감시 아래 선출된 의회가 통치"
"미군 철수는 옳은 결정…터키는 IS 격퇴할 힘과 의지 있는 유일한 나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시리아 모든 지역의 전사가 참여하는 안정군(stabilization force)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시리아 쿠르드족의 참여에 어떤 논쟁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를 통해 "오직 다양성 있는 집단만이 모든 시리아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고, 시리아 곳곳에 법과 질서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미군 철수 후 터키 주도로 이슬람국가(IS) 섬멸전을 지속하는 한편, IS와의 격전지이자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시 상황에서 많은 시리아인이 터키와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간주하는 PKK(쿠르드노동자당)의 시리아 분파인 YPG(쿠르드 인민수비대)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며 "미군 철수 후 우리는 YPG의 소년병을 부모에게 돌려보내기 위한 집중적인 심사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조직과 관련이 없는 모든 쿠르드 전사들을 새로운 안정군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내전 기간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은 YPG를 조직해 미군과 함께 IS 격퇴전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 독립 세력인 PKK의 분파로 보고 테러조직으로 취급해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모든 지역사회에 적절한 정치적 대표성을 보장하는 것 역시 우선시되는 또 다른 과제"라며 "현재 YPG나 IS가 장악한 시리아 영토는 터키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민이 선출한 의회에 의해 통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러조직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지방 정부 내에서 자신의 지역을 대표할 자격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대해서는 "이 지역의 의회는 대부분 쿠르드족 공동체의 대표로 구성될 것"이라며 "터키는 행정 업무와 교육, 보건, 긴급구호 등에 관해 조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을 대신해 IS 격퇴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은 옳은 결정이었다"면서도 "미군 철수는 미국과 국제사회, 시리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올바른 파트너와 함께 신중히 계획되고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중 제2의 상비군을 보유한 터키는 IS 격퇴 임무를 수행할 힘과 의지를 가진 유일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은 승리할 수 없다"며 "터키는 자체 안전과 국제사회의 안녕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테러조직에 대한 군사적 승리는 단지 첫걸음에 불과하다. 이라크에서의 교훈을 돌이켜보면 너무 이른 승리 선언이나 섣부른 행동은 더 큰 문제를 야기했다"며 "국제사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군사적으로 IS는 시리아에서 패배했지만, 우리는 외부 세력이 시리아 내부 문제에 개입하기 위한 구실로 IS의 잔재를 이용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외세의 개입을 경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우리의 우방 및 동맹과 협력하고 조율해 행동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유일한 이해당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이해당사자가 힘을 합쳐 IS가 일으킨 테러를 종식하고 시리아의 영토적 완전성을 보전해야 할 때"라며 "터키는 기꺼이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질 것이며 국제사회가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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