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 고위인사 입국 금지

입력 2019-01-08 07:05
페루,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 고위인사 입국 금지

마두로 재임 앞두고 압박 강화…멕시코는 불간섭주의 고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페루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임을 앞두고 마두로 대통령의 입국을 금지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페루 외교부는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에 몸담은 각료 등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네스토르 포폴리시오 외교부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의 가족을 포함해 정권과 연관된 모든 인사의 명단을 이민 당국에 전달해 입국을 막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고 RPP 라디오에 말했다.

그는 또 "입국 금지 명단에 오른 인사들이 국내 은행으로 이체하는 것도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주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68%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 오는 1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취임일이 다가오자 리마그룹에 속한 미주 13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개혁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13개국은 공동성명에서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이 공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됐기 때문에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두로 대통령이 재임을 위해 취임하지 말고 새로운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우파 야당이 장악한 국회에 권력을 양도하라"고 촉구했다.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정국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캐나다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미주 14개국이 2017년 구성한 외교 모임이다.

14개 리마그룹 회원국 중 한때 베네수엘라에 비판적이었던 멕시코는 이번 회동에 참석했지만 유일하게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 멕시코에서는 지난해 12월 불간섭주의 외교정책을 천명한 좌파 성향의 정부가 출범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리마그룹 서명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불간섭주의 정책을 단지 따랐을 뿐"이라며 "이념적인 동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할 수 없다"면서 "외국 정부는 물론 그 누구도 멕시코의 내정에 관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멕시코가 차후에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 판이 만들어졌을 때 신뢰할만한 중재자의 역할을 하려고 사전에 정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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