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샛별' 코르테스 연일 화제…이번엔 '세율 70%' 부유세
그린스펀 前연준의장 "경제활동 위축시켜…끔찍한 아이디어"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29) 연방하원의원이 이번에는 최고세율 70%의 '부유세'를 주장하고 나섰다고 미 언론들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하원 역사상 최연소로 당선된 코르테스 의원은 거침없는 SNS 활동과 과감한 정책 개혁안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엔 대학 시절, 영화 명장면을 흉내 내며 춤추는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댄싱 퀸'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코르테스 의원은 전날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소득이 1천만 달러(약 110억 원)를 넘어선다면 때때로 60~70% 세율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천만 달러 전액에 대해 아주 높은 세율을 적용하자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이 정도까지 수입이 많다면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르테스 의원은 "(누진세 구조에 따라) 소득 7만5천 달러까지는 10~15% 낮은 세율을 적용하면 된다"이라며 "혁신적인 조세 시스템이 작동했던 1960년대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감세로, 37%로 떨어진 최고세율을 다시 높이는 증세에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부유세'를 도입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정책, 일명 '그린뉴딜'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코르테스 의원을 비롯한 '민주적 사회주의' 진영은 10년 내 그린뉴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올해 29세의 코르테스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 꼽히던 10선의 조 크롤리 의원을 누르며 스타로 떠올랐다. 중간선거 유세 기간에는 빈곤, 부의 불평등, 이민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인종주의를 창안하지는 않았지만, 인종주의의 발판을 마련했고 확대했다. 그가 사용하는 단어들은 백인우월주의를 위한 정치적 메시지"라며 직격탄을 던지기도 했다.
다만 코르테스 의원의 급진적인 의견들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지도부도 신중한 표정이다.
이와 관련,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만은 확실하게 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그런 방안은 끔찍한 아이디어"라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금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했던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며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기존 주장도 거듭 내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스테그네이션(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합성어다. 경기가 크게 둔화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물가가 뛰는 상황을 말한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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