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자문위, '의원정수 360명·지역구의원 축소' 권고

입력 2019-01-07 18:46
정개특위 자문위, '의원정수 360명·지역구의원 축소' 권고

비례대표 공천제도 정비·선거연령 만18세 인하·개헌 논의 등도 담겨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이슬기 설승은 이동환 이은정 기자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자문위원단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 도입과 의원정수 20% 확대를 골자로 한 권고안을 확정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7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들과 정례 오찬을 함께하며 특위 자문위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 초안을 청취했다.

정개특위는 이틀 뒤인 9일 자문위 회의를 거쳐 권고안을 공식 전달받을 방침이다.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개특위에서 오는 9일 자문위 회의를 열고 권고안을 공식적으로 전달받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정개특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직 국회의장과 학계·여성·청년·시민사회·언론 등 부문별로 18명의 위원을 위촉해 선거제 개혁에 대한 특위 차원의 권고안을 준비해 왔다.



자문위는 국회의원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권고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0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선거연령을 만18세로 하향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 의원정수를 현행보다 60명(20%) 늘이면서 비례성·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구 의원은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 당장 특위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는 그간 연동형 비례제 도입 자체에는 원칙적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의원정수 확대 여부 및 지역구 의석수 조정 문제를 놓고는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왔다.

권고안에는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앞서 투명하고 공정한 비례대표 공천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도 이어져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제도와 관련, 정당의 공천 개혁의 필요성에는 자문위원들이 공감대를 이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통화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 비례대표 공천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내용도 자문위안에 포함됐다"며 "각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을 마음대로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결정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과 여야 5당 대표는 이날 오찬을 겸한 모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 받은 후 선거제 개혁에 대한 각 당의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일부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정당 지지율에만 기반해 득표를 연동해서는 안 되며, 후보 지지율도 연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자문위의 안에 대해 "한국당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대통령제하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나라가 별로 없다. 자문위에서 권력구조 개편도 함께 논의했는가"라고 질의했다.

한 자문위원은 통화에서 "이번 권고안은 세부적인 쟁점까지는 담지 못한 채 자문위 차원에서 큰 틀의 원칙만 담은 의견서"라며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놓고 국민을 설득하는 부분에 신경 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의원정수를 400∼500명까지 늘리자는 주장도 나왔다"면서 "그러나 지역구를 줄이면서도 의원정수를 현실적으로 늘리는 것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 자문위원들 다수의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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