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산 결핍시 염색체 손상 훨씬 심각"

입력 2019-01-07 17:06
"엽산 결핍시 염색체 손상 훨씬 심각"

덴마크 연구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몸 안에 엽산(folic acid)이 부족하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회복 불능의 염색체 이상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보도자료 전문 사이트 '유레칼러트((www.eurekalert.org)'에 따르면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이 최근 엽산 결핍으로 인한 염색체 손상 과정을 새롭게 확인했다.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미국 국립과학원이 발간하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최근호에 실렸다.

브로콜리, 상추, 완두콩, 버섯, 조개류, 바나나, 멜론 등에 많은 엽산은 헤모글로빈 형성을 돕는 비타민 B 복합체다.

엽산 결핍이 정신질환, 노인성치매, 태아 뇌·척수 기형 등과 연관돼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구체적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엽산 결핍이 직접 이런 질병과 장애를 일으키는지, 아니면 엽산 결핍의 이차적 효과에 따라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지 불확실했다.

이를 풀려면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lymphocyte)를 남성에서 추출해 연구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결과를 여성한테 적용해야 하는 것이 난제 중 하나였다.

주로 림프조직에서 나오는 림프구는 체액성(體液性) 또는 세포 매개성 면역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이번에 FRAXA라는 유전자에서 'CGG 염기서열'(유전정보)이 넓게 퍼져 있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랬더니 특히 비정상적으로 긴 CGG 서열이 있는 세포에서, 엽산 결핍이 세포 분열, 체세포 분열 등과 연관해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색체의 불완전 분리도 엽산 결핍으로 생기는 문제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오랫동안 엽산 결핍이 지속하면 온전한 X염색체(암컷 결정 성염색체)가 어떻게 불안정해지는지를 관찰했다.

코펜하겐 대학의 세포·분자의학과 부교수이자 보고서 저자인 잉 류 박사는 엽산 결핍으로 인한 염색체 이상에 대해 "세포 분열 이후 딸세포(daughter cells; 세포 분열로 생긴 두 개의 세포)가 부정확한 분량의 염색체를 물려받거나 어떤 경우 염색체 전체를 상실하는 것"이라면서 "엽산 결핍이 불임, 정신건강 장애, 암 등에 연관되는 이유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들여다보지 않은, 유전자의 다른 부위에도 폭넓은 CGG 염기서열이 존재하는데, 이런 영역 역시 엽산 결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래서 다음 목표는 엽산 결핍의 영향을 받는 인간 유전자 부위의 전체 지도를 그리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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