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이 젊은이를 지하디스트로 만든다"
英 연구팀 "고립 때 뇌 자극 현저해…차별 완화에 초점 둬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사회적 고립이 젊은이를 '지하드'(이슬람 성전)로 내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뇌 신경 촬영기법을 활용해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과격·급진화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임을 밝혀냈다고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2017년 차량 돌진 테러로 13명이 숨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거주 무슬림 청년 535명 중 협조 의사를 밝힌 3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여자들은 모로코계 이민자 2세로 지하드와 관련한 폭력에 참여하거나 기꺼이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이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스페인 사람 3명과 공을 주고받는 '사이버 볼'이라는 가상현실 게임을 하게 하고 이들의 뇌 신경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갑자기 스페인 사람끼리만 공을 주고받자 실험 참여자의 뇌는 현저한 자극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슬람 교리 수업이나 모스크 건설 등 불가침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안이 침해받을 경우 고립의 신경학적 영향은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인도-파키스탄, 쿠르드-이슬람국가(IS) 간 갈등을 연구한 선행 연구에서도 성스러운 가치가 침해됐을 때 생겨난 적개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그간 서구의 정책 입안자들은 빈곤이나 종교적 보수성, 정신병 등이 젊은이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로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연구의 공동 저자인 나피스 하미드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존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상황을 개선하거나 개인의 사상을 고치려 하거나, 의학적으로 치료하는 대신 차별 완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극단주의자들을 비폭력적이고 타협이 가능한 울타리 안에 머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