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아사드와…시리아 쿠르드 안전보장 담판 나서

입력 2019-01-07 16:11
차라리 아사드와…시리아 쿠르드 안전보장 담판 나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혼선을 보이는 가운데 시리아 쿠르드족이 미군 철수에 대비, 안전보장을 위해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접촉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시리아 쿠르드족 군사조직인 '인민수비대'(YPG) 지도자들이 미군이 철수할 경우 YPG 로서는 터키 공격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하기 위해 아사드 정권과 협상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시리아 언론은 지난 5일 YPG 군사책임자인 시판 헤모가 다마스쿠스(아사드 정권)와 모스크바, 그리고 시리아 북부 흐메이밈에 있는 러시아 공군기지를 오가며 아사드 정권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헤모는 시리아 쿠르드 거주지역인 로자바 지역에 대한 자치권을 보장받는 대가로 국경초소들을 시리아 정부군에 양도하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알리 맘룩 아사드 정권 보안책임자와 알리 압둘라 아윱 국방장관이 대표로 참석한 시리아 정부 측이 이 협상에서 쿠르드 측 제의를 수락했는지는 불분명하나 일정 수준의 자치를 허용할 용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드 정권은 그러나 1차 걸프전 후 자치권을 부여받은 이라크 내 쿠르드족이 나중 서방과 다른 적대세력의 전진기지로 변모한 선례에 유의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덧붙였다.

협상에는 러시아 군사고문단도 참여해 러시아가 향후 양측간 합의를 보증할 것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YPG는 서방의 지원하에 국제사회 공공의 적인 이슬람 과격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세력을 축출한 후 시리아 동부 지역에 자치구역을 세웠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보호 세력인 미군의 전격 철수를 선언함으로써 향후 존립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YPG 소탕 작전을 공언해온 터키는 이미 시리아 내 친 터키 반군과 합세해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으로부터 YPG를 쫓아낸 바 있다.

볼턴 안보보좌관은 6일 이스라엘 방문 중 시리아 쿠르드족 안전보장과 관련해 미군 철수 조건으로 IS의 소탕과 쿠르드족 안전 확보를 제시, 미군 철수가 조건부로 이뤄지고 당분간 시리아에 계속 주둔할 것임을 시사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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